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丁若鏞[정약용]
遣憂十二章[견우십이장]
鳧吏未必偏。震朝未必中。團團一丸土。本自無西東。朝。避諱。
鳧吏未必偏[부리미필편] : 부리가 오로지 시골은 아니며
震朝未必中[진조미필중] : 진단이 반드시 가운데가 아니라네.
團團一丸土[단단일환토] : 단단하고 둥근 하나의 땅덩어리가
本自無西東[본자무서동] : 본래는 동이나 서도 없는것이거늘.....
鳧吏[부리] : 오리 부, 아전 리. 모르겠음. 유배지 강진의 한 마을 ?
朝[조] : 諱[휘]를 피하기 위하여 그리 쓴 것임
원래 震旦[진단]인 것을 작자가 李太祖[이태조]의 이름인 旦[단]을 피하기 위해 朝[조]로 바꿔 썼다고 했다.
震旦[진단]은 인도에서 고대 중국을 이르던 말임. 翻譯名義集
盡茹天下書。竟欲吐周易。天欲破其慳。賜我三年謫。
盡茹天下書[진여천하서] : 천하의 글들을 모두다 헤아리고나서
竟欲吐周易[경역토주역] : 마침내 주역으로 펼치려 하였다네.
天欲破其慳[천욕파기간] : 하늘이 그 아끼는 것을 깨트리려 하고자
賜我三年謫[사아삼년적] : 나에게 삼년 귀양을 내렸나보구나.
有天容我頂。有地容我足。有水兼有穀。自來充我腹。
有天容我頂[유천용아정] : 하늘이 있어 나의 몸가짐을 지탱하고
有地容我足[유지용아족] : 땅이 있어 나의 근본을 담을수 있네.
有水兼有穀[유수겸유곡] : 물이 있으니 곡식도 겸하여 있고
自來充我腹[자래충아복] : 나의 마음을 채움에 스스로 위로하네.
富貴固一夢。窮阨亦一夢。夢覺斯已矣。六合都一弄。
富貴固一夢[부귀고일몽] : 부귀란 본래 한바탕의 꿈이오
窮阨亦一夢[궁애역일몽] : 궁함과 괴로움 또한 온전한 꿈이라네.
夢覺斯已矣[몽각사이의] : 꿈이야 깨고 나면 그뿐인 것을
六合都一弄[육합도일농] : 천지와 사방에 있는 모는것이 장난이라네.
歷數世間累。妻孥居上頭。誰知出家者。浩蕩成玆遊。
歷數世間累[역수세간계] : 세상에 폐를 끼친것을 헤아려보니
妻孥居上頭[처노거상두] : 처자식 사는것이 첫째라네.
誰知出家者[수지출가자] : 누가 알리오 집을 떠나온 자가
浩蕩成玆遊[호탕성자유] : 여기서 호탕하게 놀게된것을.....
塗豕故相逐。糞蛆方自甘。毛嬙與淳母。且置不須談。
塗豕故相逐[도시고상축] : 진흙탕의 돼지도 서로 벗되어 찾고
糞蛆方自甘[분저방자감] : 똥속의 구더기라도 스스로 달게 여긴다오.
毛嬙與淳母[모잔여순모] : 모장과 더불어 순모는
且置不須談[저치불수담] : 그대로 내버려두고 마침내 말하지 않는다네.
毛嬙[모장] : 西施[서시]와 함께 고대 미인으로 손꼽히던 여인. 戰國策 齊策[전국책 제책]
淳母[순모] : 맛좋은 음식으로 八珍味[팔진미] 중의 하나라고 함. 禮記 內則[예기 내측]
登高常慮墜。旣墜心浩然。仰見軒冕客。纍纍方倒懸。
登高常慮墜[등고상려추] : 높은데 오르면 늘 떨어질까 근심하나
旣墜心浩然[기추심호연] : 이미 떨어지고나니 마음은 넓고 명백해지네.
仰見軒冕客[앙견헌면객] : 관을 쓰고 초헌을 탄 사람을 우러러보니
纍纍方倒懸[유류방도현] : 거꾸로 연이어 매단듯하네.....
富貴以行惡。猶如虎傅翼。吾今鳥鎩翮。寡虐以爲德。
富貴以行惡[부귀이행악] : 부귀로써 악한짓을 행하면
猶如虎傅翼[유여호부익] : 오히려 호랑이에게 날개를 붙여준것이라네.
吾今鳥鎩翮[오금조쇄핵] : 나는 지금 날개 깃을 잘린 새가되어
寡虐以爲德[과학이위덕] : 사나움이 모자람으로써 덕을 삼는다오.
君看食魚者。味毒俱入腹。旣不享其味。亦不吐其毒。
君看食魚者[군간식어자] : 그대가 본 물고기 먹는 사람은
味毒俱入腹[미독구입복] : 맛과 독을 함께 뱃속에 들이는거라오.
旣不享其味[기불향기미] : 처음부터 그 맛을 누리지 않았다면
亦不吐其毒[역불토기독] : 또한 그 독을 토하진 않았을텐데.....
孩兒無故啼。無故孩然笑。歡戚本無故。年齡有長少。
孩兒無故啼[해아무고제] : 어린 아이가 아무 이유없이 울다가
無故孩然笑[무고해연소] : 까닭 없이 밝게 웃기도 하네.
歡戚本無故[환척본무고] : 기쁨과 근심은 본래 까닭이 없는것
年齡有長少[연령유장소] : 나이만 어른과 애가 있을 뿐이네.....
未展人常惜。旣施人議短。所以巢許倫。掉頭就閒散。
未展人常惜[미전인상석] : 뜻을 못 폈을땐 사람들이 애석해하다
旣施人議短[기시인의단] : 자리를 잡으면 사람들은 책잡아 헐뜯는구려.
所以巢許倫[소이소허륜] : 그렇기에 소보나 허유 무리들이
掉頭就閒散[도두취한산] : 머리를 흔들고 등한히하여 흩어져 떠났구나.
民飢不我怨。民頑我不知。後世論我曰。得志必有爲。
民飢不我怨[민기불아원] : 백성들 굶주려도 나를 원망 않을 테고
民頑我不知[민완아불지] : 백성들 완고해도 나야 알지 못하네.
後世論我曰[후세논아왈] : 후세에 나를 논하여 말하기를
得志必有爲[득지필유위] : 뜻을 얻었더라면 무언가 해냈으리라......
1804년 강진읍에서 유배살이 시절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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