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狎鷗亭[압구정]

돌지둥[宋錫周] 2023. 1. 24. 16:24

狎鷗亭[압구정]    林悌[임제]

압구정

 

人而可狎鷗[인이가압구] : 사람이 물새를 희롱하며 마주함은

以其無機也[이기무기야] : 아마도 거짓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狎鷗以名亭[압구이명정] : 물새를 희롱함이 정자 이름이라니

果是忘機者[과시망기자] : 과연 거짓된 마음을 잊었겠는가 ? 

往事俱悠悠[왕사구유유] : 지나간 일 모두 아득히 오래되었고

寒庭草可藉[한정초가자] : 쓸쓸한 뜰에 잡초 뒤섞여 어지럽네.

永懷淸隱翁[영회청은옹] : 오래도록 생각나는 청은[김시습]옹

悲來淚盈把[비래루영파] : 슬퍼 위로하니 눈물 한 줌 가득하네.

 

狎鷗亭[압구정] : 정자 이름. 서울 강남구 洞[압구정동] 한강 가에 있었다.

     조선 祖[세조]澮[한명회]가 창건. 한말에 홍수로 유실되었다.

淸隱[청은] : 碧山淸隱[벽산청은],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贅世翁[췌세옹]

     金時習[김시습, 1435-1493]의 호.

한명회가 압구정을 짓고 아래와 같은 현판을 지어 걸자

靑春扶社稷[청춘부사직] : 젊었을 때는 국가를 도와 일하고,

白首臥江湖[백수와강호] : 흰 머리로 강호에 눕네.

  늙어서 머리가 하얗게 되면 세상에 누워서 만년을 보낸다는 말.

 

이 시를 김시습은

이를 도울 扶[부]를 위태로울 危[위]로

누울 臥[와]를 더러울 汚[오]로 바꾸어

 

靑春危社稷[청춘위사직] : 젊어서 사직을 위태롭게 했고

白首汚江湖[백수오강호] : 흰 머리 되어 강호를 오염시켰네.

로 바꿔 불렀으니 임백호가 그를 기억해 내어 읊었습니다.

 

林白湖集卷之一[임백호집1권] 五言長篇[오언장편]

林悌[임제] : 1549-1587, 자는 子順[자순], 호는 白湖[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