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조일] 梅月堂 金時習[매월당김시습]
아침 해
朝日照欄干[조일조난간] : 아침 해가 난간을 비추니
鮮麗光可悅[선려광가열] : 선명한 고운 빛 가히 기쁘구나.
浥浥草上露[응응초상로] : 풀 위에는 이슬이 젖어
團團手可綴[단단수가철] : 동글게 모아서 역여있네.
東峯霧初霽[동봉무초제] : 동쪽 봉우리 안개 비가 개이니
磊碨丘壑列[뢰외구학열] : 우둘툴한 돌 언덕 골짜기 줄졌네.
醒然心爽塏[성연심상개] : 청신한 마음 상쾌하여 높은 곳에
身輕秋隼掣[신경추준체] : 몸 가벼운 가을 송골매 바람을 타네.
灌我園中花[관아원중화] : 나는 씻고서 뜰 가운데 꽃잎을
庭除掃令潔[정제소령결] : 뜰을 지나 쓸면서 깨끗이 하였네.
凝然夜旦氣[응연야단기] : 단정하고 진중한 새벽녘 아침 기운
方壹未接物[방일미접물] : 모든 만물에 아직 접촉하지 못하네.
但使至日昏[단사지일혼] : 다만 날이 어둡도록 이르게 하면
勿爲形所拂[물위형소불] : 창황히 일정한 형상에 덥게 되리라.
聖賢如此耳[성현여차이] : 성현들께 이와 같이 들었으니
匪遠最親切[비원최친절] : 멀리하지 않음이 가장 친한것이라.
嗟哉行屐人[차재행극인] : 아 ! 길을 가는 사람들아 !
孜孜莫踐末[자자막천말] : 부지런히 힘쓰고 천하게 밟지 말게나.
梅月堂詩集卷之二[매월당시집2권] 詩○卽景[시 즉경] 1583년 간행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