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日有食之[일유식지]

돌지둥[宋錫周] 2022. 1. 30. 17:53

日有食之[일유식지]   朴齊家[박제가]

해를 먹어버리기에  日蝕[일식].

 

余旣見其食[여기견기식]不忍不見其穌也[불인불견기소야]

注目於水[주목어수]坐以待之[좌이대지]

旣而眼有遊絲凡三日[기이안유유사범삼일]

나는 전에 그 일식을 보았는데  차마 어려워 안 봤어도 마땅히 되살아났다.

수성을 주목해 보며 앉아 기다리니

이미 눈에는 아지랑이가 무릇 3일동안 있었다.

 

夏中朔之巳[하중삭지사] : 여름날 가운데 사(巳) 쓰는 초하룻 날에

日體缺其弱[일체결기약] : 태양의 몸체가 이미 약하게 이지러지네.

雲氣如白烟[운기여백연] : 구름의 기운은 밝아지는 연기와 같은데

脉脉灮相混[맥맥광상혼] : 잇닿은 정으로 서로 섞이어 빛나는구나.

屋皆憔悴瓦[옥개초췌와] : 집들의 기와는 모두 시들어 파리해지고

園各潦倒樹[원각료도수] : 동산에는 여러 나무가 장마에 넘어졌네.

衣紋悄欲黃[의문초욕황] : 옷의 무늬가 누래지려 하며 고요해지고 

相顧盡踽踽[상고진우우] : 서로 돌아보며 매우 외로움이 없어지네.

迷離眸屢拭[미리모루식] : 분명하지 않으니 눈을 여러번 씻어내고

嚬澁口疑焦[빈삽구의초] : 눈쌀 찡그려 꺼리니 입이 탈까 의심하네.

人影如蜓翼[인영여정익] : 사람들 그림자는 잠자리 날개와 같은데

淺失一重綃[천실일중초] : 엷게 어긋나면서  잠시 비단같이 겹치네.

餘灮尙亂射[여광상란사] : 남아있는 빛이 오히려 어지럽게 비추니

下民焉敢仰[하민언감앙] : 어리석은 백성들 어찌 감히 우러르리오

炯炯匜中水[형형이중수] : 손대야 가운데의 물처럼 밝게 빛나니

水靜知日㨾[수정지일양] : 고요한 강물 같은 태양의 모양 알리라.

有如嚼圓餠[유여작원병] : 마치 둥그런 떡을 씹는 것과 비슷하니

口角齒根脫[구각치근탈] : 입안 구석 어금니 뿌리가 빠지는구나.

還如古銅鉤[환여고동금] : 오래된 동전 당겨 돌아오는 것 같으니

剝落地中出[박락지중출] : 깎이어 떨어져 땅 속에서 나오는구나.

漸黑駸駸朽[점흑침침휴] : 차츰 어둡다 점점 빠르게 사라지더니

纔明耿耿咽[재명경경연] : 겨우 밝아져 깜빡이는 불빛을 삼키네.

未合將軍符[미합장군부] : 아직 장군의 부신을 만나지 못했으니

空留逐臣玦[공류축신결] : 하늘엔 쫒겨간 신하의 패옥이 머무네.

圈子忽深凹[권자홀심요] : 일정한 둘레가 갑자기 깊고 오목하고

窈然蟄將閉[요연칩장폐] : 멀고 아득히 문득 막히어 고요해지네.

未及中天時[미급중천시] : 아직 때마침 하늘 가운데 미치지 못해

已有啣山勢[이유함산세] : 이미 산의 기세에 재갈이 물려 있구나.

春秋食必書[춘추식필서] : 춘추 역사서엔 꼭 글로써 현혹하였고

胤征?奏皷[윤정고주고] : 윤정은 맹인이 북소리로 아뢴다 했네.

當食食非災[당식식비재] : 마땅히 먹히나 먹힘은 재앙이 아니오

不妨因此懼[불방인차구] : 거리끼지 않고 이에 두려워 의지하네.

喜瞻魄轉醒[백첨백전성] : 즐겁게 바라보니 넋은 청신하게 바뀌고

恰生三之二[흡생삼지이] : 융화하여 3의 2에 이르며 살아나네.

羲車保全轍[희거보전철] : 복희씨 수레의 바퀴 온전히 지키며

火烏穌左翅[화오소좌시] : 불 까마귀(태양)의 왼쪽 날개 소생하네.

俗云暝國振[속운명국진] : 속인들 이르길 나라가 진동하며 어둡고

嚙日要啣去[교일요함거] : 해를 침식하여 재갈물려 가는걸 막네.

愚夫喩不肯[우부유불긍] : 어리석은 사내 즐길수 없음을 깨닫고

乃云振舌巨[내운진설거] : 도리어 이르러 조악한 언어를 떨치네.

吾且召之來[오차소지래] : 나는 또한 돌아와 이르러 청하노니

使坐當語汝[사좌당어여] : 사신이 앉아 마땅히 너에게 말하네.

?昔訛言興[왕석와언흥] : 지나간 밤의 흥겨운 말에 감화되고

有瓜經一畮[유고경일무] : 많은 오이들이 한 이랑을 다스리네.

奴來競傳播[노래경전파] : 종들이 와서 널리 퍼트리길 다투며

遽問眞見否[거문진형부] : 갑자기 묻기에 진실 드러낼 수 없네.

拍手誓無欺[박수서무기] : 손뼉치며 속이지 않을 것 맹서하고

已而果不然[이이과불연] : 이미 마침내 분명치 못한 말을 잇네. 

喝退勿復陳[갈퇴물부진] : 꾸짖고 물러나 다시 말 할 수 없어

且看日已圓[차간일이원] : 또 바라보니 해는 이미 둥글구나.

快似燈添油[쾌사등첨유] : 좋은 것 같아 등잔에 기름 더하니 

暈消燄獨朗[훈소염독랑] : 햇무리 사라져 빛이 장차 밝구나.

忽覺耳開聦[홀각이개총] : 갑자기 귀가 열려 밝은것 깨달아

滿道人聲爽[만도인성상] : 길에 가득한 사람들 소리 상쾌하네.

 

遊絲[유사] : 아지랑이.

脉脉[맥맥] : 말없이 은근한 정을 나타내는 모양.

口角[구각]  : 입 아귀, 입의 양쪽 구석.

駸駸[침침] : 나아감이 썩 빠름.

圈子[권자] : 일정한 한도를 가진 범위나 둘레.

窈然[요연] : 멀고 아득함.

胤征[윤정] : 서경에 天吏[천리], 하늘을 대신하여 정치를 하는 관리가

  도덕을 등지게 되면 그 미치는 재앙은 猛火[맹화]보다 더 맹열하다.하였다.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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