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炯菴[기형암] 朴齊家[박제가]
형암에게 부치다.
爲士不悲秋[위사불비추] : 선비를 위하는 가을은 슬프지 아니한데
常恐狐貍噉[상공호리함] : 항상 두려운 것 여우와 삵의 소리침이네.
讀書奇字過[독서기자과] : 글을 읽자니 지나치게 글자에 의지하고
視之如不覽[시지여불람] : 보고 쓰려니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구나.
汲汲循俗套[급급순속투] : 정신을 쏟아 세속의 습관된 격식을 쫒고
更張大不敢[경장대불감] : 사물을 고치려니 감히 크게하지 못하네.
秋聲入人深[추성입인심] : 가을 바람 소리 많은 사람 속에 드는데
耳朶無由感[이타무유감] : 늘어진 귓볼에는 오히려 느낌도 없구나.
嗟余亦幺麽[차여역요마] : 나는 변변하지 못함을 또한 탄식하노니
弱冠且恬憺[약관저염담] : 약관에는 또한 편안하고 고요했었다네.
擧頭見秋色[거두견추색] : 머리를 들어 가을의 경치를 바라보니
心動忽自憯[심동홀자참] : 마음이 움직여 문득 절로 비참해지네.
忠臣義士傅[충신의사부] : 충신과 의로운 선비들을 가까이하면서
嗜讀如昌歜[기독여창촉] : 읽기 즐기지만 화내어 외치는 것 같네.
嗚咽不能已[오열불내이] : 목이 메여 울면서 이를 견디지 못하고
况復日慘慘[황부일참참] : 하물며 거듭 매일 참혹하고 비참하구나.
蕭蕭葉下臯[소소엽하고] : 쓸쓸한 바람에 잎들은 물가로 떨어지고
切切蟲入坎[절절충입감] : 몹시 간절한 벌레들 구덩이에 들어가네.
白雨連鴻背[백우령홍배] : 우박 덩어리가 기러기 등뒤로 잇닿으니
寒風鎖?頷[한풍쇄응함] : 추운 바람이 쓰르라미 턱을 잠구었네.
溪燈破菊蕾[계등파국뢰] : 산골 등잔에 국화 꽃봉오리 갈라지고
池閣敗菡萏[지각패함다] : 못가 누각의 연꽃 봉오리는 떨어지네.
不禁蕉杯引[불금초배인] : 파초잎에 잔을 당겨 억제하지 못하고
多情蕙帶攬[다정혜대람] : 교분이 두터운 혜초의 띠를 따보네.
頓覺天際遠[둔각천제원] : 갑자기 깨달은 하늘 끝은 멀어지니
細雲皺而澹[세운추이담] : 미미한 구름은 맑은 주름과 같구나.
所懷意中人[소회의중인] : 마음속 회포를 잊을 수 없는 사람
蒼蒼隔葭菼[창창격가담] : 멀리 아득히 갈대와 억새가 막는구나.
炯菴[형암] : 李德懋[이덕무: 1741-1793]의 호, 자는 懋官[무관],
다른 호는 雅亭[아정], 靑莊館[청장관], 嬰處[영처], 東方一士[동방일사].
汲汲[급급] : 골똘하게 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음.
한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아 골똘함.
俗套[속투] : 세속의 습관이 된 격식.
更張[경장] : 거문고의 줄을 고쳐 맴, 전하여 해이한 사물을 고치어 긴장하게 함.
사회적 정치적으로 부패한 모든 사회를 개혁함.
不敢[불감] : 감히 하지 못함, 감히 할 수 없음.
상대평이 베풀어주는 대우를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고 황송함.
幺麽[요마] : 작은 것, 변변하지 못함.
弱冠[약관] : '남자는 20살에 관례한다', 남자 나이 스무살을 말함.
切切[절절] : 몹시 간절한 모양.
白雨[백우] : 소나기, 큰 물방울이 공중에서 갑자기 찬 기운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덩어리, 우박.
所懷[소회] : 마음속에 품고 있는 회포.
意中人[의중인] : 마음속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사람.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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