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寒食歲拜[한식세배]

돌지둥[宋錫周] 2023. 11. 30. 06:56

寒食歲拜[한식세배] 

한식에 세배하다.

 

一縣吏將入官門[일현리장임관문] 

逢其僚吏於街中[봉기료리어가중] 

問曰[문왈]:

"君從[군종]底處來[저처래]?" 

曰[왈]:

"今日乃是端午故[금일내시단오고] 

歲拜[세맵]鄕廳而歸[향청이귀]."

 

한 고을 아전이 장차

관청 문으로 들어가려는데

거리 가운데서 그 동료 아전을 만나, 

그에게 묻기를

"자네는 어디로부터 오는가?"하니, 

그가 말하기를,

"오늘은 곧 단오인 까닭에, 

향청에 가서 세배하고 돌아오네."

하는지라

 

 

吏笑曰[이소왈]:

"歲拜秋夕之禮[세배추석지례]

行於端午何也[행어단오하야]?" 

吏至於倅前俯伏[이지어쉬전부복] 

忽發笑[홀발소]

倅怒曰[쉬노왈]: 

"汝以下吏[여이하리], 

安敢發笑於官前乎?"

[안감발소어관전호]"

 

아전이 웃으며 말하기를,

"세배는 추석의 예법이거늘 

단오에 행하는 것이

어찌된 일인가?"하고,

원님 앞에 이르러 엎드리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니, 

원님이 노해서 말하기를,

너는 아래 아전으로서

어찌 감히 관전에서

웃음을 발하는가?"하면서,

俯伏[부복]; 허리를 굽혀 엎드림.

 

 

因曳下將笞之[인예하자태지] 

吏以實告之曰[이이실고지왈]:

"僚吏某[요리모] 

不知秋夕有歲拜之規

[부지추석유세배지규] 

錯行於今日端午[착행어금일단오]

是以不能耐笑則[시이불능내소즉] 

死罪死罪[사죄사죄]."

 

인하여 그를 아래로 끌어내려

장차 볼기를 치려 하니, 

아전이 사실로써 고하여 말하기를,

"동료 아전인 모가, 

추석에 세배의 법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오늘 단오에 세배를 잘못 행하니, 

이로써 웃음을 견디지 못하였으니, 

죽을죄를 지었습니다."하더라.

 

 

倚案拍掌曰[쉬의안박장왈]:

"汝等俱騃[여등구애] 

曾不知歲拜之禮[증부지세배지례] 

在於寒食耶[재어한식야]."

 

원님이 책상에 몸을 기대고

손뼉을 치면서 말하기를,

"너희들은 모두 어리석은지라, 

세배의 예법이 한식에 있는 걸

일찍이 몰랐구나."하더라.

 

이놈이나 그놈이나 원님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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