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拒責致嘲[거책치조]

돌지둥[宋錫周] 2023. 10. 26. 08:10

拒責致嘲[거책치조] 

책임을 막고 조소함.

 

古者[고자]

京士夫之饋鄕人也

[경사부지궤향인야]

 或以筆墨,[혹이필묵]

或以節扇[혹이절선] 

或以曆書隨[혹이력서수]

親踈而多少之[기친소이다소지] 

鄕人之饋京士夫也

[향인지궤경사부야] 

亦或以魚果[역혹이어과]

或以雉鷄[혹이치계]

或以南草[혹이남초] 

 

옛날에 서울 양반집에서

시골 사람을 대접하는데

혹은 붓과 먹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부채로 하기도 하며

혹은 책력으로 하기도 하여

그 친하고 사이가 먼

사람에 따라 많고 적고 하여

시골 사람이

서울 양반을 대접하는데

또 물고기와 과일로도 하고

혹은 꿩이나 닭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난초로 하기도 하여, 

 

節扇[절선]; 단오절에

  선물하는 부채,

親疎[친소]; 친함과 사이가 멂.

 

 

視其爵位之[시위작위지]

尊卑而[존비이]加減之[가감지] 

此固親其間相厚之道也. 

[차고친기간상후지도야]

 

그 벼슬의 높고 낮은 것에 따라

더하기도 하고 덜기도 하니, 

이는 진실로 그 사이가 친하면

서로 후하게 하는 방법이다. 

 

南草[남초]; 남방에서 나는 풀, 

   즉 난초를 말함.

 

 

近世以來[근세이래]

俗漸不古[속점불고] 

京士夫,[경사부]

利其銖兩之聚[이기수량지취] 

鬻於市[륙어시]不肯[불긍]

波及於鄕人故[파급어향인고]

鄕人無以得之[향인무이득지] 

及貿於京市而去[급무어경시이거]

 

근세 이래로

세속이 점점 옛날과 달라,

서울 양반이 저울눈을 속이고

이익을 취하므로, 

저자에서의 거래를 하는데, 

그 옳지 않은 것이

시골 사람들에게 까지 파급되어

시골 사람들이 어찌 할 수 없어, 

서울 저자에서

교역해 가게 되었다. 

 

一日[일일] 有一卿宰[유일경재] 

遇所知鄕人謂曰[우소지형인위왈]:

"曩者[낭자]

君每以雞首饋我矣

[군매이계수궤아의]

今否焉[금부언] 

何前厚而後薄也[하전후이후박야]

鄕曲之難得而不可無者

[향곡지난득이불가무자]

 

하루는, 한 재상이 있어 

아는 시골 사람을 만나 말하기를

"지난번에, 그대가 매양

닭의 머리를 나에게 바치더니,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어찌 전에는 후하게 하더니

뒤에는 박하게 하는가?"하니, 

 

曩者[낭자]; 지난번

鄕曲[향곡]; 시골.

 

鄕人曰[향인왈]:

"其勢固然矣[기세고연의]

鄕曲之難得而不可無者

扇子與曆書也[선자여력서야] 

不獲已以雞首[불획이이계수] 

貿於市上故[무어시상고] 

自不可饋進於尊家矣.

[자불가궤진어존가의]"

卿宰黙然無應[경재묵연무응]. 

盖鄕人,[개향인]

心嘲卿宰之[심조경재지]

慳吝也[간인야] 

聞者笑之[문자소지].

 

시골 사람이 말하기를,

"그 형세가 참으로

그렇지 않습니까? 

시골에서 얻기 어려워

할 수 없는 것은,

부채와 책력(달력)이니, 

마지못하여 닭 머리를

저자에서 바꾸었기 때문에, 

스스로 재상님 댁에

바치지 못합니다."하니, 

재상이 말없이

응답을 하지 못하였다. 

대개 시골 사람이

재상의 인색함을

마음속으로 조롱함이라, 

들은 사람들이 웃었다 한다.

 

黙然[묵연]; 말없이.

慳吝[간인]; 인색함.

 

 

野史氏曰[야사씨왈]:

此宰慳己之物[차재간이지물] 

而望人之饋[이망인이궤]

一言發於口而反受其嘲

[일언발어구이반수기조]

豈非出乎爾而反乎爾者耶?

[기비출호이이반호이자야]

 

야사씨가 말하기를

"이 재상은 자기의 것을 아끼고

남의 것만 받으려 하니, 

한 마디의 말이 입에서 나와

도리어 그 조소를 받으니 

어찌 그에게서 나온 것이

그에게로 돌아간다

아니하겠는가?

 

 

鄕人雖不明言[향인수불명언] 

而自有諷刺之意[이자유풍자지유] 

使宰懷慙[사재회참] 

可爲善辯者矣[가위선변자의]."

 

시골 사람이

비록 밝혀 말하지 않았으나

스스로 풍자의 뜻이 있어

재상으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품게 하니

가히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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