拒責致嘲[거책치조]
책임을 막고 조소함.
古者[고자]
京士夫之饋鄕人也
[경사부지궤향인야]
或以筆墨,[혹이필묵]
或以節扇[혹이절선]
或以曆書隨[혹이력서수]
其親踈而多少之[기친소이다소지]
鄕人之饋京士夫也
[향인지궤경사부야]
亦或以魚果[역혹이어과]
或以雉鷄[혹이치계]
或以南草[혹이남초]
옛날에 서울 양반집에서
시골 사람을 대접하는데
혹은 붓과 먹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부채로 하기도 하며
혹은 책력으로 하기도 하여
그 친하고 사이가 먼
사람에 따라 많고 적고 하여
시골 사람이
서울 양반을 대접하는데
또 물고기와 과일로도 하고
혹은 꿩이나 닭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난초로 하기도 하여,
節扇[절선]; 단오절에
선물하는 부채,
親疎[친소]; 친함과 사이가 멂.
視其爵位之[시위작위지]
尊卑而[존비이]加減之[가감지]
此固親其間相厚之道也.
[차고친기간상후지도야]
그 벼슬의 높고 낮은 것에 따라
더하기도 하고 덜기도 하니,
이는 진실로 그 사이가 친하면
서로 후하게 하는 방법이다.
南草[남초]; 남방에서 나는 풀,
즉 난초를 말함.
近世以來[근세이래]
俗漸不古[속점불고]
京士夫,[경사부]
利其銖兩之聚[이기수량지취]
鬻於市[륙어시]不肯[불긍]
波及於鄕人故[파급어향인고]
鄕人無以得之[향인무이득지]
及貿於京市而去[급무어경시이거]
근세 이래로
세속이 점점 옛날과 달라,
서울 양반이 저울눈을 속이고
이익을 취하므로,
저자에서의 거래를 하는데,
그 옳지 않은 것이
시골 사람들에게 까지 파급되어
시골 사람들이 어찌 할 수 없어,
서울 저자에서
교역해 가게 되었다.
一日[일일] 有一卿宰[유일경재]
遇所知鄕人謂曰[우소지형인위왈]:
"曩者[낭자]
君每以雞首饋我矣
[군매이계수궤아의]
今否焉[금부언]
何前厚而後薄也[하전후이후박야]
鄕曲之難得而不可無者
[향곡지난득이불가무자]
하루는, 한 재상이 있어
아는 시골 사람을 만나 말하기를
"지난번에, 그대가 매양
닭의 머리를 나에게 바치더니,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어찌 전에는 후하게 하더니
뒤에는 박하게 하는가?"하니,
曩者[낭자]; 지난번
鄕曲[향곡]; 시골.
鄕人曰[향인왈]:
"其勢固然矣[기세고연의]
鄕曲之難得而不可無者
扇子與曆書也[선자여력서야]
不獲已以雞首[불획이이계수]
貿於市上故[무어시상고]
自不可饋進於尊家矣.
[자불가궤진어존가의]"
卿宰黙然無應[경재묵연무응].
盖鄕人,[개향인]
心嘲卿宰之[심조경재지]
慳吝也[간인야]
聞者笑之[문자소지].
시골 사람이 말하기를,
"그 형세가 참으로
그렇지 않습니까?
시골에서 얻기 어려워
할 수 없는 것은,
부채와 책력(달력)이니,
마지못하여 닭 머리를
저자에서 바꾸었기 때문에,
스스로 재상님 댁에
바치지 못합니다."하니,
재상이 말없이
응답을 하지 못하였다.
대개 시골 사람이
재상의 인색함을
마음속으로 조롱함이라,
들은 사람들이 웃었다 한다.
黙然[묵연]; 말없이.
慳吝[간인]; 인색함.
野史氏曰[야사씨왈]:
此宰慳己之物[차재간이지물]
而望人之饋[이망인이궤]
一言發於口而反受其嘲
[일언발어구이반수기조]
豈非出乎爾而反乎爾者耶?
[기비출호이이반호이자야]
야사씨가 말하기를
"이 재상은 자기의 것을 아끼고
남의 것만 받으려 하니,
한 마디의 말이 입에서 나와
도리어 그 조소를 받으니
어찌 그에게서 나온 것이
그에게로 돌아간다
아니하겠는가?
鄕人雖不明言[향인수불명언]
而自有諷刺之意[이자유풍자지유]
使宰懷慙[사재회참]
可爲善辯者矣[가위선변자의]."
시골 사람이
비록 밝혀 말하지 않았으나
스스로 풍자의 뜻이 있어
재상으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품게 하니
가히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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