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歲乃余小科回榜也[금세내여소과회방야]
鄭基安[정기안]
올해는 내가 소과에 급제한지 예순해가 된다. 甲午[갑오] 1774년
士服卿銜上御筵[사복경함상어연] : 선비 옷에 공경 직함으로 임금님 자리에 진헌하니
重逢司馬唱名年[중봉사마창명년] : 사마시에 이름 불리던 해를 거듭하여 만나서라네.
老翁復作靑春事[노옹부작청춘사] : 오래 된 늙은이가 청춘의 일들로 다시 일어나려니
凡骨虛疑紫府仙[범골허의자부선] : 평범한 사람을 헛되이 궁궐의 신선이라 의심하네.
衰疾人扶靈閣下[쇠질인부영각하] : 늙어 병든 사람을 기로소의 누각 아래서 부축하고
渥恩禮免兩宮前[악은례면량궁전] : 두터운 은혜로써 두 궁전 앞의 예를 용서 하시었네.
安輿更侈臯比賜[안여갱치고비사] : 편안한 수레 더욱 호화로운데 범 가죽을 하사하시니
異數多慚萬口傳[이수다참만구전] : 특별한 예우로 많은 입에 전해질까 부끄러움 많구나.
鄭基安[정기안] : 1695-1775, 초명은 思安[사안]. 자는 安世[안세], 호는 晩慕[만모].
'다음'에 의뢰하면 1767년 사망으로올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분의 묘비를 보면 1775년 2월에 사망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대사간, 한성부우윤, 지중추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1714년 20세에 초시 합격 한 뒤 1774년 회방을 맞음.
과거 합격 60주년이 되는 해를 回榜[회방]이라 하는데
합격자가 장수 해야만 누릴 수 있는 아주 드문 영광이었지요.
영조 임금이 친히 궁궐로 불러 白牌[백패]를 하사하고
登科[등과 할 때의 의식을 행하고 호피도 하사받고
호화로운 수레에 태워 귀가하였답니다.
士服[사복] : 선비들이 입는 옷.
御筵[어연] : 임금이 앉는 자리.
司馬[사마] : 司馬試[사마시], 생원시와 진사시를 합쳐 부르는 명칭, 小科[소과].
凡骨[범골] : 특별한 재주나 능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
紫府[자부] : 붉고 화려한 집, 궁궐.
靈閣[영각] : 靈壽閣[영수각], 耆老所[기로소] 안에 있는 御帖[어첩]을 보관하던 누각.
臯比[고비] : 虎皮[호피], 호랑이 가죽, 범 가죽.
異數[이수] : 보통이 아닌 특별한 예우.
晩慕遺稿卷之三[만모유고3권] 詩[시]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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