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587

種蔬[종소]

種蔬[종소] 金時習[김시습] 푸성귀를 심다. 四月種蔓菁[사월종만청] : 사월달이라 순무를 심으니 土花輕髼鬆[토화경봉송] : 이끼는 거칠게 흩어져 가볍구나. 割我白雲片[할아백운편] : 나는 하얀 조각 구름 파헤치니 光彼靑盤茸[광피청반용] : 저 푸른 바닥에 풀이 나 빛나네. 珍味世所希[진미세소희] : 진귀한 맛 세상 지역에 드물고 尤物終難逢[우물종난봉] : 뛰어난 사람 결국 만나기 어렵네. 不如羹菜根[불여갱채근] : 나물 반찬 밥과 국만도 못해도 易得朝晡供[이득조포공] : 쉬이 얻으니 아침 저녁 올리네. 利博聞諸葛[이박문제갈] : 이로움 많음은 제갈이 깨우치고 味勝傳周顒[미승전주옹] : 뛰어난 맛은 주옹이 전해주었네. 治田非學圃[치전비학포] : 밭을 다스려 농사일 배우지 않고 放曠時從容[방광시종용] : 대..

매월당 김시습 2023.11.22

灌蔬[관소]

灌蔬[관소] 金時習[김시습] 푸성귀에 물을 대다. 蕭散遺人事[소산유인사] : 쓸쓸하고 한가히 사람 일만 남았으니 持瓢灌小園[지표관소원] : 바가지 가지고서 작을 뜰에 물을 주네. 風過菜花落[풍과채화락] : 바람이 지나치니 채소 꽃이 떨어지고 露重芋莖飜[노중우경번] : 이슬이 무거워 토란 줄기가 뒤집히네. 地險畦町短[지험휴정단] : 땅이 험하니 밭과 밭두렁은 짧은데다 山深草樹繁[산심초수번] : 산이 깊으니 풀과 나무만 무성하구나. 晚年勤學圃[만년근학포] : 늙은 나이에 채소밭 부지런히 배우며 不是效如樊[불시효여번] : 마땅히 어수선함 배우려는것 아니라네. 梅月堂詩集卷之六[매월당시집6권] 詩[시] 菜[채]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

매월당 김시습 2023.11.19

懶治花塢[나치화오]

懶治花塢[나치화오] 金時習[김시습] 게으르게 다스린 꽃 밭. 老夫平生盥櫛了[노부평생관즐료] : 늙은 사내가 평생 세수와 머리 빗길 마치고 但把經史事硏討[담파경사사여토] : 다만 경서와 사기 잡고 일을 깊이 검토했네. 竟日不知光景過[경일부지광경과] : 온 종일 벌어진 형편 지나는걸 알지 못하고 以此一生欲終老[이차일생욕종로] : 이러니 저러니 한 평생 늘어 죽으려 했다네. 疇昔悠悠正無賴[주석유유정무뢰] : 아득히 먼 옛날에는 무뢰배들을 다스리다 城市山林置花草[성시산림치화초] : 성의 시가와 산과 숲에다 화초를 심었다네. 積石爲甃築花塢[적석위추축화오] : 돌을 쌓고 벽돌을 다스려 꽃 둑을 쌓고서 年年鋤治又淨掃[연년서치우정소] : 해마다 호미로 다스리고 또 깨끗이 쓸었지. 邇來無復事勤劬[이래무부사근구] : 요즈..

매월당 김시습 2023.11.15

訪友於三淸宮[방우어삼청궁]適醮立冬[적초입동]

訪友於三淸宮[방우어삼청궁]適醮立冬[적초입동] 金時習[김시습] 삼청궁의 벗을 찾아가니 마침 입동의 제사를 지내고 있기에 雲散長空星斗寒[운싱장공성두한] : 구름이 흩어진 긴 하늘 북두와 남두성 차갑고 瓊章讀罷禮天壇[경장독파례천단] : 옥같은 글 읽기 마치고 하늘의 제단에 절하네 玉皇降處圍香霧[옥황강처위향무] : 옥황께서 내려온 곳에 향기로운 안개 에워싸고 金母來時駕彩鸞[금모래시가채란] : 금모께선 때마침 찬란한 난새 멍에로 돌아오네. 寶磬有聲人寂寂[보경유성인적적] : 보석 경쇠의 소리가 있으나 사람들은 적적한데 瑤臺無累月團團[요대무루월단단] : 아름다운 옥 대에 묶이지 않아 달만 둥그렇구나. 三淸醮畢門重鎖[삼청초필문중쇄] : 삼청궁의 제사를 마치니 문을 겹겹이 잠기고 照殿靑燈徹夜闌[조전청등철야란] : 전각을..

매월당 김시습 2023.11.07

野草[야초]

野草[야초] 金時習[김시습] 들판의 잡초. 野草不知名[야초부지명] : 들판의 잡초 이름을 알지 못해도 東風吹又生[동풍취우생] : 봄 바람이 불어오니 또 살아나네. 蒙茸迷小徑[몽용미소경] : 어린 풀이 나서 좁은 길 흐릿한데 蔥蒨繞長程[총천요장정] : 푸르른 초목이 먼 길을 둘러싸네 別浦傷春意[별포상춘의] : 이별의 물가에 춘정을 애태우고 池塘得句情[지당득구정] : 못과 방죽에 정이 있는 구절 얻네. 萋萋和細靄[처처화세애] : 우거지니 미미한 아지랑이 응하고 綠縟礙人行[녹욕애인행] : 번다한 초록빛 사람 길 방해하네. 蔥蒨[총천] : 초목이 푸른 빛을 띠고 무성한 모양. 春意[춘의] : 이른 봄에 만물이 피어나는 모습, 춘정. 萋萋[처처] : 무성하다, 우거지다. 다복하다. 梅月堂詩集卷之五[매월당시집5권]..

매월당 김시습 2023.11.03

相思相見知何日[상사상견지하일]

相思相見知何日[상사상견지하일] 金時習[김시습] 서로 그리워 서로 만나 봄 어느 날에 알까 巫峽孤雲斷[무협고운단] : 무산 골짜기 외로운 구름 끊기고 衡湘回雁遲[형상와안지] : 형양 상수에 기러기 늦게 돌아오네. 相思共明月[상사공명월] : 서로 그리며 밝은 발을 함께하니 相見知幾時[상견지기시] : 서로 만나 봄 어느 때인지 알리라. 進檠翦燈花[진경전등화] : 등불 더하여 등잔 불 꽃을 자르고 悶來彈喜鵲[민래탄희작] : 번민이 일어오니 까치가 힐책하네. 會言人近止[회언인근지] : 사람들 가까이 머물며 모여 말하길 竹風疑曳屩[죽풍의예교] : 대 숲 바람이 짚신 끌까 의심한다네. 巫峽[무협] : 장강 三峽[삼협] 중 하나. 사천성 巫山[무산] 때문에 얻은 이름. 衡湘[형상] : 衡陽[형양]과 湘水[상수]의 병칭..

매월당 김시습 2023.10.31

蓮房[연방]

蓮房[연방] 金時習[김시습] 연밥 송이 何事濂溪獨愛焉[하사렴계독애언] : 염계는 무슨일로 어찌 홀로 사랑하였나 亭亭淨植似群仙[정정정식사군선] : 우뚝 높이 맑게 자라니 신선 무리 같구나. 無端又有花方果[무단우유화방과] : 무단히 다시 넉넉하여 꽃의 열매 패어나 堪譬金人說妙蓮[감비금인설묘련] : 하늘의 불상과 묘한 연꽃 비유해 말하네. 濂溪[염계] : 周敦頤[주돈이, 1027-1073], 자는 茂叔[무숙], 周濂溪[주염계] 愛蓮說[애련설]이 유명함. 亭亭[정정] : 늙은 몸이 꾸부정한 모양, 우뚝하게 높이 솟은 모양. 金人[금인] : 佛像[불상], 금동으로 만든 사람의 상. 梅月堂詩集卷之五[매월당시집5권] 詩[시] 花草[화초]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매월당 김시습 2023.10.24

金錢花[금잔화] 二首[2수]

金錢花[금전화] 二首[2수] 金時習[김시습] 금전화 擧世滔滔競戰爭[거세도도경전쟁] : 온 세상은 도도하게 싸움으로 번잡하고 紛紛恡惜孔方兄[분분린석공방형] : 어수선하니 공방형을 인색하게 아끼네. 若敎此物堪藏貯[약교차물감장저] : 만약 이 물건을 전하여 능히 저장한다면 應被權豪盡奪幷[응피권호진탈병] : 응당 권세가에게 다 아울러 빼앗기리라. 金錢花[금전화] : 碧梧桐科[벽오동]의 1년생 화초. 잎은 피침형으로 호생하고 여름, 가을에 꽃이 腋生[액생, 잎이 붙어있는 자리에서 남]. 낮에 피었다가 다음 날 새벽에 이울어짐. 擧世[거세] : 온 세상, 모든사람. 滔滔[도도] : 물이 그득 퍼져 흘러가는 모양, 말을 거침없이 잘하는 모양, 감흥 따위가 북받쳐 누를 길이 없음. 紛紛[분분] : 떠들썩하고 뒤숭숭함,..

매월당 김시습 2023.10.20

寒鴉栖復驚[한아서부경]

寒鴉栖復驚[한아서부경] 金時習[김시습] 까마귀 깃들다 놀라는걸 보고 楓葉冷吳江[풍엽랭오강] : 단풍 잎든 오나라 강은 싸늘한데 蕭蕭半山雨[소소반산우] : 쓸쓸한 가운데 산엔 비가 내리네. 寒鴉栖不定[한아서부정] : 까마귀들 보금자리 정하지 못해 低回弄社塢[저회롱사오] : 낮게 돌며 사당 언덕 서성거리네. 渺渺黃雲城[묘묘황운성] : 아스라히 먼지 구름 자욱한 성에 依依紅葉村[의의홍엽촌] : 아쉬운듯이 마을의 잎들 붉구나. 相思憶遠人[상사억원인] : 서로 그리는 먼데 사람 생각하며 聽爾添鎖魂[청이첨쇄혼] : 네 소리 듣자니 마음 잠겨 보태네. 梅月堂詩集卷之十五[매월당시집15권] 詩○雜賦[시] 잡부]

매월당 김시습 2023.10.17

麗春花[여춘화]

麗春花[여춘화] 金時習[김시습] 양귀비 꽃 千苞的皪小園東[천포적력소원동] : 무성하게 우거져 밝게 빛나는 동쪽 정원 좁은데 天遣司花別致工[천견사화별치공] : 하늘이 보내 지키는 꽃 장인이 이르러 나누었네. 不如米囊偏有種[불여미낭편유종] : 쌀 주머니만 못해도 마침내 넉넉하게 심었으니 肯同紅藥謾多叢[긍동홍약만다총] : 함께 즐기는 붉은 아편이 아득히 많이 모였구나. 腰纖可笑嬌無力[요섬가소교무력] : 가는 허리 어처구니 없게 힘도 없이 아리따운데 命薄堪嗟色是空[명박감탄색시공] : 박한 운명 참고서 색은 무릇 헛것임을 탄식하네. 日暮扶頭誰得似[일모부득수득사] : 날 저물어 떠받친 머리는 누구를 알아 닮았을까 麗華中酒倚春風[여화중주의춘풍] : 술자리 가운데의 여화가 봄 바람에 의지하는구나. 的皪[적력] : 희고..

매월당 김시습 2023.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