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엇난다
홍안[紅顔]은 어데 두고 백골만 무쳤나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설워하노라.
위 시조는 임제[林梯 : 백호(白湖)]가 평안도사로 임명되어
부임하러 가는 길에 평소 보고 싶었던 황진이[黃眞伊]를 찾았으나,
그녀는 이미 고인이 되어 그의 묘를 찾아가 시조를 지은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호[1549-1587 ; 壽39]는 당파의 이전투구에 어울리지 않고
법도[法度] 밖의 인간으로 여겨 사귀기를 꺼려하였지요.....
황진이와 서로 사귀었다는 설도 있고, 반대로 기회가 닿지 않아
생전에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아무튼 종장[終章]에 "잔잡아 권할 이 없으니...."
라고 표현하며 애 타는 마음을 표했던 바
전하는 설에 의하면 어엿한 관리가 천한 기생의 묘 앞에서 제사를 지냈다고 해서
파면 당했다고도 합니다.
남녀의 상열지사라 하여 멸시되다시피한 주옥같은 시조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음도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네요......
짧은 식견으로 올려봅니다.
돌지둥[宋錫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