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居卽事 次民望韻[산거즉사 차민망운] 李崇仁[이숭인]
산중에서 지내며 민망[民望]의 시에 차운[次韻]하다
無才堪世用[무재감세용] : 감히 세상에 쓰일 재능이 없어
絶意鬪年芳[절의투년방] : 꽃다운 나이에 겨룰 생각 접었다네.
藥圃風初暖[삭포풍초난] : 처음 따스한 바람일어 정원이 더운듯하니
書窓日漸長[서창일점장] : 서재의 창에는 해 점점 길어지네.
要僧分水石[요승분수석] : 스님을 맞이하여 산수의 절경을 나누고
見客置壺觴[견객치호상] : 손님을 마주하여 술자리를 차리네.
寫得閑居賦[사득한거부] : 한가한 산중생활 시로 베끼어
聊因扁草堂[료일편초당] : 마음에 부족한대로 초당에 내 걸었다오.....
藥圃[약포 : 약초를 심은 밭. 여기선 무더운 듯한 삭[藥]과 정원 포[圃]로 번역함.
聊[료 : 애오라지 료, 마음에 부족한 듯한 료]
민망[民望] : 이숭인의 매형 염정수(廉廷秀)의 자
李崇仁[이숭인 : 1349-1392] 고려 말 문신 학자. 자를 자안[子安] 호를 도은[陶隱]
문장이 뛰어나 文에 목은[牧隱], 詩에 도은[陶隱]이란 평이 있음.
고려말의 3은[隱]으로 목은 이색[牧隱 李穡],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 야은 길재
[冶隱 吉再]를 일컬으나, 야은을 빼고 도은을 넣기도 함. 4은으로도 말함.
조선 개국 때 정도전의 원한을 사 그의 심복 황거정에게 살해 됨.
村 居 [ 촌 거] 이 숭인
赤葉明村逕[적엽명촌경] : 붉은 잎이 시골 좁은길을 밝히고
淸泉漱石根[청천수석근] : 맑은 샘물은 돌뿌리를 씻어 내리네.
地僻車馬少[지벽거마소] : 구석진 곳이라 마차도 드물고
山氣自黃昏[산기자황혼] : 산 기운이 스스로 저무는구려.....
가을의 정취를 느껴볼까 하는데 벌써 초겨울 날씨입니다.
저물어가는 만추의 햇살이 마지막 일광을 땅에 드리우네요.
봄을 시작하는 듯하더니 어느새 계절을 접는 늦가을의 을씬년 스러움
이른 봄과 늦은 가을을 함께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