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潮[관조] 蘇軾[소식]
전당강의 물결을 바라보다.
廬山煙雨浙江潮[여산연우절강조] : 여산의 안개 비에 절강의 물결이여
未到千般恨不消[미도천반한불소] : 이르지 못해 천 가지 한 삭이지 못했네.
到得還來別無事[도득환래별무사] : 와서 보고 나니 아무 별것 없고서
廬山煙雨浙江潮[여산연우절강조] : 여산의 안개 비에 절강의 물결이네.
산은 산, 물은 물,
여느 강산이나 진배없는 평범한 형상.
그곳만의 전유물이라 하기엔
신기할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리의 주목을 끄는 건 시의 첫 구와 마지막 구.
한 글자도 차이가 없지만
그 내면의 의미는 사뭇 다릅니다.
첫 구가 시인이 마음속에 간직했던
강산의 신비로운 절경이라면
마지막 구는 실제 목도한 이후의
‘그저 그렇고 그런’ 풍광.
한껏 부풀었던 기대와 설렘이
평상심 혹은 실망으로 급전직하한 것이지요.
극히 대조적인 이 두 장면을
어떻게 분별하라고
시인은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눙쳐 놓았을까요.
‘예사 풍광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살아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흔히 이 시는 시인과 동시대를 산
한 禪僧[선승]의 偈頌[게송,부처 찬미가]과 관련지어 해석합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관점은
사물을 피상적으로 인식한 결과이지만
본질을 따지면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발견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다 悟道[오도]의 경지에 이르면
산은 역시 산, 물은 역시 물이라는
궁극의 경지를 깨닫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佛法[불법]의 오묘한 이치를 다 담기엔
동파의 시가 너무 짧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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