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眼兒媚[안아미]

돌지둥[宋錫周] 2022. 3. 5. 07:05

眼兒媚[안아미]   王雱[왕방] (宋. 1044 ~ 1076)


楊柳絲絲弄輕柔[양류사사롱경유] : 수양버들 하늘하늘 가볍고 여리게 희롱하고
煙縷織成愁[연루직성수] : 안개가 실을 짜듯이 시름을 이루네.
海棠未雨[해당미우] : 해당화에는 아직 비가 내리지 않았건만
梨花先雪[이화선설] : 배나무 꽃이 눈보다 뛰어나고
一半春休[일반춘휴] : 오로지 봄은 반이나 이별했구나.

 

而今往事難重省[이금왕사난중성] : 이제 지난 일 다시 돌아보기 어려운데
歸夢繞秦樓[귀몽요진루] : 돌아가는 꿈속에 진루를 둘러싸네.
相思只在[상사지재] : 서로 그리는 생각만 다만 남았는데
丁香枝上[정향지상] : 정향 가지 위인가
荳蔲梢頭[두구초두] : 두구나무 가지 끝 꼭대기인가 ?

 

 

秦樓[진루] : 춘추시대 진나라 목공이

  딸 弄玉[농옥]과 사위 蕭史[소사]를 위해 지어준 누각.

荳蔲梢頭[두구초두] : 荳蔲[두구]는 肉荳蔲[육두구]의 준말로

  이 꽃의 꽃봉오리를 含胎花[함태화]라고 하여

  나이어린 아가씨가 임신한 것에 비유했다.

  杜牧[두목]의 시 贈別[증별]2首 중 1首에 나온다.

  娉娉嫋嫋十三餘[병병요뇨십삼여] : 하늘하늘 아리따운 열세 살 남짓

  荳蔲梢頭二月初[두구초두이월초] : 두구의 초두가 이월 초순이라네.

  春豊十里揚州路[춘풍십리양주로] : 봄 바람 십리의 양주 고을 길에 

  卷上珠簾總不如[권상주렴총불여] : 주렴 걷어 올려도 다 같지 않구나.

 

왕안석에게는 王雱[왕방] 자 元澤[원택]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는 방씨 성을 가진 여인을 부인으로 맞이했고,

선남선녀였던 아들 내외는 하늘의 질투를 살 정도로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아들 왕원택이 병에 걸려 증세가 심각해지자

며느리 방씨의 외롭고 긴 독수공방이 시작되었다.

이에 젊고 아름다운 며느리가 홀로 지내는 것이

가여웠던 왕안석은 방씨를 재가시킬 것을 결심하고 아들을 설득했다.

왕원택은 아내의 행복을 위해 그녀에 대한

애끓는 마음을 노래한

眼兒媚[안아미]라는 시를 지어 주고 재가를 허락했다.

세간의 이목을 무시하고, 병석에 누운 아들을 설득하여

기어이 며느리를 재혼시킨 그의 결단과 추진력이 놀라울 뿐이다.

아들 왕방은 아내 방씨가 개가하고 3년이 되던 해에 결국 죽습니다.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이지만,

따뜻한 인간애의 소유자기기도 했던 왕안석은

아들의 죽음이 견디기 어려웠나 봅니다.

핏줄로는 아들이요, 학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동지이기도 했던 아들의 죽음을 맞아

왕안석은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

동경하던 康寧[강녕]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9년 뒤 왕안석과 함께 개혁을 이끌던

신종 황제가 38세의 젊은 나이에 죽습니다.

이어 나이 어린 철종이 등극하고,

할머니인 선인태후가 섭정을 하게 됩니다.

왕안석과 신종의 개혁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선인태후는

섭정이 되자마자 개혁적 新法[신법]을 하나하나 폐지합니다.

신종이 죽고 1년 뒤 평생 숙원인 개혁이 무너지는 소식을 들으며

왕안석도 쓸쓸히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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