獄中寄子由[옥중기자유] 蘇軾[소식]
옥 안에서 자유에게 부치다.
其一[그 1]
聖主如天萬物春[성주여천만물춘] : 하늘 같은 성군이시니 세상 모두 봄날이요
小臣愚暗自亡身[소신우암자망신] : 어리석고 우직한 소신 스스로 몸을 망쳤네.
百年未滿先償債[백년미만선상채] : 백년도 못 채우고 먼저 빛을 갚아야 하는데
十口無歸更累人[십구무귀갱루인] : 갈 곳 없는 열 입은 남에게 더욱 폐를끼치네.
是處青山可埋骨[시처청산가매골] : 이 곳의 푸른 산에다 뼈야 가히 묻히겠지만
他年夜雨獨傷神[타년야우독상신] : 다른 해에 밤 비 내리면 홀로 정신 상하리라.
與君世世爲兄弟[여군세세위형제] : 너와 더불에 세세 손손 형과 아우 되었으니
更結來生未了因[갱결래생미료인] : 다음 생애에도 전생의 인연 다시 맺자구나.
其二[그 2]
柏臺霜氣夜凄凄[백대상기야처처] : 어사대 서릿 기운에 밤은 서글프고 처량한데
風動琅瑭月向低[풍동랑당월향저] : 옥 문고리 바람에 흔들리니 낮은 달 바라보네.
夢繞雲山心似鹿[몽요운산심사록] : 꿈에 두른 구름 산에 마음은 사슴과 같은데
魂飛湯火命如鷄[혼비탕화명여계] : 넋은 날아가 끓는 물과 불에 닭 같은 목숨이네.
額中犀角眞吾子[액중서각진오자] : 이마 가운데 무소 뿔은 참으로 나의 아들이오
身後牛衣愧老妻[신후우의괴로처] : 죽은 뒤 덕석에 덮혀 늙은 아내에게 부끄럽네.
百歲神遊定何處[백세신후정하처] : 오랜 세월을 떠도는 귀신 어느 곳에 머무를까
桐鄕應在浙江西[동향응재절강서] : 마땅히 절강성 서쪽의 동향 고을이겠구나.
桐鄕[동향] : 杭州[항주]와 湖州[호주] 가까운 곳의 지명,
소식이 갇혀있는 동안 이 지역 백성들이 소식의 석방을 위해 애썼다 함.
汴京[변경] 御史臺[어사대]의 옥중에 갇힌 시인 소식은
생애 마지막임을 예감하고 아우 蘇轍[소철]과 처자식에게 시 2수를 남긴다.
이 시는 죽음 직전에 쓴 이른바 絶命詩[절명시]라 더없이 암울하고 절절하다.
가족 부양의 책임을 떠넘기는 죄책감, 외로이 남을 아우 걱정.
그러면서도 끈끈한 인연을 거듭 다짐하는 형제애가 애틋하다.
그 후 동파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 시를 쓴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식의 옥사는 끝이 나고 석방이 된다.
아우가 형의 죄 갚음으로 자기 관직을 내려놓겠다고 상소했고,
개혁파를 이끌었던 정적인 왕안석마저 赦罪[사죄]를 청원하자
神宗[신종]은 결국 ‘하늘 같은 은덕’을 베풀었다.
시 또한 절명시의 운명에서 벗어났다.
당시 그의 죄목은 시문을 통해 조정을 비판함으로써 민심 이반을 조장했다는 것.
부패나 역모 따위와는 거리가 먼 정치적 갈등이 야기한 재앙이었다.
오대시안은 감찰어사 하정신何正臣이 소식蘇軾을 탄핵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소식 및 소식과 정치적 견해를 같이한 사람들이 겪은 일종의 필화 사건 이었다.
하정신이 문제 삼은 것은 소식이 서주徐州에서 호주湖州로 임지를 옮기면서 올린
湖州謝上表[호주사상표]의 일부 내용이 조정을 우롱했다는 것이었는데,
어사대에서 심문을 받는 도중에 소식이 지은 시문의 내용이 문제되자
어사 舒亶[서단]에 의해 재차 탄핵 되었다.
讀書萬卷不讀律[독서만권불독률] : 책 만권을 읽었어도 법률을 읽지 못하여
致君堯舜知無術[치군요순지무술] : 임금을 도와 요순에 이르지 못함을 알겠네.
라고 읊은 구절이 新法[신법]의 王安石[왕안석]조정을 비방했다고 본 때문 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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