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烏夜啼[오야제]

돌지둥[宋錫周] 2024. 10. 20. 05:40

烏夜啼[오야제]  李煜[이욱]

오야제

 

昨夜風兼雨[작야풍겸우] : 어젯밤에는 비와 바람이 함께하더니

簾幃颯颯秋聲[염위삽삽추성] : 주렴과 휘장에 쏴아 소리 시름겹구나.

燭殘漏斷頻欹枕[촉잔루단빈의침] : 촛불 가물 가물 밤이 깊어져 베개에 자주 기대고

起坐不能平[기좌불능평] : 일어났다 앉았다 능히 편안하지 못하네.
世事漫隨流水[세사만수류] : 세상의 온갖 일 흐르는 강물 따라 난잡하고

算來一夢浮生[산래일몽부생] : 셈하여 보니 덧없는 인생 하나의 꿈이구나.

醉鄉路穩宜頻到[취향로은의빈도] : 취한 경지의 길 편안하니 마땅히 자주 가느라

此外不堪行[차외불감행] : 이 밖에는 행하다 참아내지 못했네.

 

 

烏夜啼[오야제] : 樂曲[악곡] 이름. 남북조 때 南朝[남조] 劉宋[유송, 420-479]의 

   王儀慶[왕의경]이 처음 지었다고 함.

李煜[이욱, 937-978], 재위 961-975년, 오대십육국 남당의 마지막 황제.

   자는 重光[중광]. 남당의 後主[후주].

   이욱은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해있음에도 한가로운 시나 지으며

   문화에만 관심을 쏟은 暗君[암군]으로 결국 송에 의해 무력침공을 받아

   나라를 빼앗기고 죽지못해 살아가며 몰락한 왕족의 비운을 실컷 겪다가

   (대신 자신의 서럽고 울적한 심정을 그 능란한 문학자질로 표현하여

   명작으로 인정받는 시 몇 수는 남겼다) 마지막 남아있던 오월국이

   송에 합병되던 바로 그 해 자신의 생일인 7월 7일,

   송태종(송태조 동생)이 보내온 생일 축하주를 마신 후

   칠전팔도(일곱번 구르고 여덟번 거꾸러짐)하여 죽었다.

漏斷[누단] : 深夜[심야, 깊은 밤], 漏[루]는 고대의 漏壺[누호,물시계].

醉鄉[취향] : 술이 거나하여 즐기는 별천지, 취한 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