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여름

漢都十詠[한도십영]興德賞蓮[흥덕상련]

돌지둥[宋錫周] 2024. 1. 19. 09:09

漢都十詠[한도십영]   次徐達城韻[차서달성운]

成俔[성현]

한도십영,  서달성의 운을 차하다.

 

興德賞蓮[흥덕상련] : 흥덕사에서 연꽃을 감상하다.

方塘鏡面淸徹底[방당경면청철저] : 네모진 연못 거울 수면은 바닥까지 맑은데   
菡萏花時風月洗[함담화시풍월선] : 연꽃 봉우리 필 때라 바람과 달도 깨끗하네.  
亭亭翠蓋擁紅粧[정정취개옹홍장] : 우뚝 우뚝 푸르게 덮어 붉은 단장 옹위하고  
凌波步襪香生苧[능파보말향생저] : 물결 헤치며 걷는 버선 모시풀 향기 생기네.  
禪榻鬢絲飄可數[선탑빈사표가수] : 좌선의 평상 흰 머리털 가히 몇 가닥 날리고  
一陣淸風入揮麈[일진청풍입휘주] : 한바탕 맑은 바람 휘두르는 주미에 들어오네.  
隔簾荷葉戰繽紛[격렴하엽전빈분] : 주렴 밖의 연꽃 잎들을 난잡하게 흔들더니  
夜來吹作東牕雨[야래취작동창우] : 밤 되니 동쪽 창 앞에 비를 불어 내리는구나. 

 

徐達城[서달성] : 達城君[달성군]에 봉하여진 徐居正[서거정, 1420-1488].

凌波[능파] : 伏羲氏[복희씨]의 딸 宓妃[복비]가 洛水[낙수]에서 익사하여

   물의 신이 되었다는 전설에 의하여, 曹植[조식]이 지은 〈洛神賦[낙신부]〉에

  其形也[기형야] 翩若驚鴻[편약경홍] : 그 형체가 경쾌함은 마치 놀란 기러기 같고,

  婉若游龍[완약유룡] : 유순함은 마치 헤엄치는 용 같고,

  榮耀秋菊[영요추국] : 빛나는 광채는 가을 국화 같고,

  華茂春松[화무춘송] : 무성함은 봄 소나무 같은데,

  仿佛兮若輕雲之蔽月[방불혜약경운지폐월] : 어렴풋함은 마치 가벼운 구름이 달빛을 가린 듯도 하고,

  飄搖兮若流風之回雪[표요혜약류풍지회설] : 흩날림은 마치 실바람에 눈발이 돌아 날리는 듯도 하네.

  遠而望之[원이망지] 皎若太陽升朝霞[교약태양승조하] : 멀리서 바라보면 깨끗함이 마치 아침놀 속의 태양 같고,

  迫而察之[박이찰지] 灼若芙蕖出淥波[작약부거출록파] :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곱기가 마치 맑은 물결 위에 나온 연꽃 같도다.……

   凌波微步[능파미보] 羅襪生塵[라말생진] : 물결 헤치며 사뿐사뿐 거닐면 비단 버선에 안개 먼지가 일도다.    ……"

   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여기서는 연꽃의 자태를 神女[신녀]의 사뿐한 몸매와 고운 자태에 비유한 것이다.

   또 唐 代[당 대]의 시인 溫庭筠[온정규]의 〈蓮花[영화]〉 시에

  "應爲洛神波上襪[응위락신파상말] : 응당 낙수의 신녀 물결 위의 버선이라,

    至今蓮蘂有香塵[지금련예유향진] : 지금까지도 연꽃에 향진이 묻어 있네." 라고 하였다.

禪榻鬢絲[선탑빈사] : 禪榻[선탑], 좌선하는 의자, 머리털 실.

   杜牧[두목]이 늘그막에 이르러 예전에 성장해 자라던 시절을 그리워하여

   禪院[선원]에 題[제]한 〈題禪院[제선원]〉 시에

  "觥船一棹百分空[굉선일도백분공] : 큰 술잔 한 번 휘저어 가득했던 잔 텅 비웠더니,

   十歲靑春不負公[십세청춘불부공] : 십 년의 청춘이 공도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今日鬢絲禪榻畔[금일빈사선탑반] : 오늘날엔 흰 귀밑털이 선탑 가에 이르니,

    茶煙輕颺落花風[다연경양락화풍] : 차 연기가 낙화 바람에 가벼이 날리듯 하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御定全唐詩[어정전당시] 卷522》

揮麈[휘주] : 이야기를 나눌때 손에 쥐는 먼지떨이를 닮은 털 장식, 

    고라지의 꼬리털을 주로 매달았음.

繽紛[빈분] : 많아서 기세가 성함, 난잡

 

虛白堂詩集 卷十三[허백당집13권]  詩[시]

成俔[성현,1439-1504] : 자는 磬叔[경숙],   

호는 慵齋[용재]·浮休子[부휴자]·虛白堂[허백당]·菊塢[국오].

서거정으로 대표되는 조선 초기의 관각문학을 계승하면서

민간의 풍속을 읊거나 농민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노래하는 등

새로운 발전을 모색했다. 시호는 文戴[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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