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舊遊[강남구유] 李奎報[이규보]
강남에서 옛날에 놀던 일.
結髮少年日[결발소년일] : 상투 틀던 어린 아이의 날에는
輕裝寄漢南[경장기한남] : 홀가분한 행장 한남에 맡기었네.
水州一名漢南[수주일명한남] : 水州[수주]를 일명 한남이라 하였다.
乘閑頻劇飮[승한비극음] : 한가한 틈응 타 술도 자주 마셨고
遇勝輒窮探[우승첩궁심] : 좋은 경치 만나려 문득 외진 곳 찾았네.
水共魚相樂[수공어상락] : 강물과 함께 물고기도 서로 즐기고
花先蝶自貪[화선접자탐] : 꽃보다 먼저 나비가 스스로 탐하네.
種荷看露嚲 [종하간로타] : 연꽃을 심고 짙은 이슬 바라보고
愛月訴雲含[애월소운함] : 달빛 사랑하여 머금은 구름 호소하네.
柳玩陶潛五[유와도잠오] : 도잠의 다섯 그루 버드나무 희롱하고
杯傾太白三[배경태백삼] : 이태백의 술잔을 기울임 거듭하였네.
仙姝爭自媚[선주쟁자미] : 어여쁜 신선 스스로 아름다움 다투고
笑臉最憐欱[소검최련합] : 웃는 뺨 가장 사랑스러워 받아들였네.
纖玉哀彈妙[섬옥애탄묘] : 가는 옥으로 묘하고 슬프게 연주하니
流波注視媅[유파주시담] : 흐르는 물결 흐르듯 즐기며 보는구나.
金釵嬌不整[금채교불정] : 금 비녀 가지런하지 않아도 아리땁고
羅袖弱難堪[나수약란감] : 비단 소매 견디기도 어렵게 약하구나.
縹帙披琴譜[표질피금보] : 옥 비단 책 거문고 악보를 펼치고
紋楸鬪手談[문추투수담] : 바둑판 무늬에 바둑 두며 승패 겨루네.
鶯春詩思暢[앵춘시사장] : 꾀꼬리 우는 봄 작시의 흥취 가득차고
鷄曉醉眠酣[계효취면감] : 닭우는 새벽까지 흥겹게 취해 잠잤네.
久住民風熟[구주민풍숙] : 오래 살다보니 민간 풍속에 익숙하고
佳遊客意甘[가유객의감] : 아름답게 즐기니 객지 느낌 만족하네.
江山無盡藏[강산무진장] : 강과 산은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고
聲色幾年耽[성색기년탐] : 말소리와 얼굴 빛 몇 해를 즐겼던가.
往事渾成夢[왕사혼성몽] : 지나간 일 흐릿한 꿈으로 이루었고
何時更理驂[하시갱리참] : 어느 때에 다시 곁마를 다스릴까 ?
湖州去何晩[호주거하만] : 호수 고을로 어찌 늙어서 가려는가
杜牧得無慙[두목득무참] : 두목은 부끄러움 따지지 않고 만났네.
結髮[결발] : 상투를 틀거나 쪽을 짐.
琴譜[금보] : 거문고의 곡조를 적은 악보.
手談[수담] : 서로 상대하여 말이 없이도 의사가 통함,
바둑 또는 바둑 두는 일을 이르는 말.
詩思[시사] : 작시의 흥취.
無盡藏[무진장] :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음.
杜牧[두목] : 진사로 뽑힌 뒤 湖州刺史[호주 자사] 등을 지냄,
그가 布衣[포의]로 있을 당시 친구가 자사로 있는
湖州[호주]에 놀러갔다가 10여 세에 지나지 않는
절색의 기생을 만났는데 그때 그는 10년 후 자기가
자사로 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 하고 돌아왔다.
14년 만에 자사로 부임하자 이미 그녀는 결혼하여
자식을 둘이나 거느린 부인으로 변해 있었다.
東國李相國全集卷第一 [동국이상국전집제1권]古律詩[고율시]
李奎報[이규보, 1168-1241] : 자는 春卿[춘경], 호는 白雲居士[백운거사]
만년에는 시, 거문고, 술을 좋아해 三酷好先生[삼혹호선생]이라고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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