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菌[송균] 金時習[김시습]
송이 버섯.
一夜松岡風雨足[일야송강풍우족] : 하룻 밤 소나무 산등성이에 비바람 넉넉하니
寒枝亂滴松花汁[한지난적송화즙] : 차가운 가지에 송화 즙 물방울이 어지럽구나.
風薰日炙土髼鬆[풍훈일자토봉송] : 바람 솔솔 해 가까워 흙은 거칠게 흐트러지고
松釵落處蕈花白[송채락처심화백] : 소나무 비녀(솔잎) 떨어진 곳에 버섯 꽃 희구나.
戴葉穿花頭角起[대엽천화두각기] : 솔잎을 이고 뚫은 꽃처럼 상투 머리 일어나고
稠處撥開盈什百[조처발개영십백] : 많은 곳에서 치켜 일어나 열배 백배 불어나네.
紫笠蒙茸酥釘長[자립몽이소정장] : 자주빛 삿갓의 어린 버섯 긴 물건이 매끄럽고
嬌脆猶帶松花香[교취유대송화향] : 연하고 아리따워 오히려 송화의 향기 띠었네.
霜鹺烹出色味佳[상차팽출색미가] : 흰 소금으로 삶아 내니 색과 맛은 훌륭하고
啖之已覺牙齒涼[담지이각아치량] : 씹어서 먹으보니 얇은 어금니가 이미 깨닫네.
可堪作腊滿筠籠[가감작석만균롱] : 감당할 만큼 대 바구니 가득하게 햇볕에 말려
爛煮小鐺秋後嘗[난자소쟁추후상] : 작은 솥에 곱게 삶아서 가을 지나 맛보리라.
牙齒[아치] : 어금니와 이를 통틀어 이르는 말.
梅月堂詩集卷之六[매월당시집6권] 詩[시] 菌蕈[균심]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