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感[서감]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감회를 적다
不向金門浪掛名[불향김문랑괘명] : 궁궐 문 향해 방자하게 이름을 걸지 않고
却來靑嶂解塵纓[각래청장해진영] : 푸른 산으로 다시 돌아와 속세의 갓끈을 풀었네.
花如識面逢人笑[화여식면봉인소] : 꽃은 얼굴을 아는 듯 사람 만나면 웃고
鳥不知情隨意鳴[조부지정수의명] : 새는 정을 알지 못하니 제멋대로 우는구나.
小院樹陰靑裊裊[소원수음청뇨뇨] : 작은 집의 나무 그늘엔 푸른 빛 간드러지고
滿園蔬菜綠菁菁[만원소채록청청] : 뜰에 가득한 나물과 채소 푸르게 우거지네.
一生可是無功業[일생가시무공업] : 한 평생을 가히 아무런 공적 없으니
管却淸溪洗耳聲[관각청계세이성] : 맑은 시내에 귀 씻는 소리나 관리하리라.
金門[금문] : 궁궐의 문.
塵纓[진영] : 먼지가 묻은 관의 끈으로 속세의 관직을 이르는 말.
梅月堂詩集卷之一[매월당시집1권] 詩○述懷[시 술회] 1583년 간행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