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殊寺[문수사] 大鑑坦然[대감탄연]
一室何廖廓[일실하료확] : 온 절간은 텅비어 잠시 쓸쓸한데
萬緣俱寂寞[만연구적막] : 온갖 인연과 함께 고요히 한가롭네.
路穿石罅通[노천석하통] : 뚫린 길은 바위 틈으로 통하고,
泉透雲根落[천투운근락] : 맑은 샘물은 구름 뿌리에 떨어지네.
皓月掛簷楹[호월괘첨영] : 밝은 달은 처마 기둥에 걸려있고,
凉風動林壑[양풍동림학] : 서늘한 바람은 골짜기 숲을 흔드네.
誰從彼上人[수종피상인] : 누가 모시려나 저 큰 스님을
淸坐學眞樂[청좌학진락] : 사념없이 앉아 참 즐거움 배우네.
萬緣[만연] : 온갖 인연.
上人[상닌] : 스님의 다른 표현.
寂寞[적막] : 寂寂[적적]함, 고요함.
서울 삼각산에 文殊寺[문수사]를 처음 세운 고려 坦然[탄연 : 1070-1159] 스님의 시로써.
그의 족적은 불교계뿐만 아니라 서예가로서도 큰 자취를 남겼다.
우리나라 4대 명필이라면 신라의 김생, 고려의 탄연, 조선의 안평대군
(또는 한석봉이나 양사언) 그리고 추사 김정희를 꼽는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 '眞樂[진락]'은 그의 스승으로 楞嚴經[능엄경] 등
禪學[선학]을 전수한 학자이자 시인이신 眞樂公[진락공] 李資玄[이자현 : 1061-1125]을
암시한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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