戲呈副使柳于後[희정부사류우후] 子光[자광]
成俔[성현]
희롱하며 부사 유우후(자광)에게 주다.
豪氣堂堂蓋八埏[호기당당개팔연] : 당당한 그 호기는 팔방의 끝을 뒤덮었고
早年功業畫凌煙[조년공업화릉연] : 젊은 나이 공을 세워 능연각에 그려졌네.
手挽弓滿斤三百[수만궁만근삼백] : 꽉채워 손으로 당긴 활은 삼백 근이 되고
筆落詩成首十千[필락시성수십천] : 붓만 들면 시가 되어 만여 수에 달하였네.
箕壤笙歌重會面[기양생가중회면] : 평양의 생황과 노래로 거듭 얼굴 대하고
燕山風雪再朝天[연산풍설재조천] : 연산의 눈 바람에 거듭 천자를 배알하네.
羡君氣力猶强健[선군기력유강건] : 부럽구려 그대 기력은 아직도 강건하여
屢把衣裳衊錦筵[누파의상멸금연] : 누차 옷과 치마 당겨 잔치 자리 더럽히네.
于後[우후] : 柳子光[유자광, 1439-1512]의 자, 서얼 출신으로
騎射[기사]와 書史[서사]에 능하였고, 기개를 숭상하였다.
甲士[갑사]로서 建春門[건춘문]을 지키다 李施愛[이시애]의 난이 일어나자
자원 종군하여 세조에게 발탁되었으며, 예종 대에 공신으로 녹훈되고
武寧君[무령군]에 봉해졌다. 뒤에 연산군 때에는 무오사화를 일으켜
사림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잡았다.
凌煙[능연] : 凌煙閣功臣[능연각공신], 공신으로 녹훈되었다는 뜻.
당 태종이 貞觀[정관] 17년(643)에 勳臣[훈신] 24명의 초상화를 그려서
능연각에 걸어 놓게 하였던 데서 나온 말. 《新唐書 卷2[신당서2권] 太宗皇帝本記[태종황제본기] 》
유자광이 1468년 예종이 즉위한 후 翊戴功臣[익대공신] 1등에 녹훈되고 무령군에 봉해졌던 일.
箕壤[기양] : 箕城[기성], 평양의 옛 이름.
成俔[성현,1439-1504] : 자는 磬叔[경숙], 호는 慵齋[용재]·浮休子[부휴자]·虛白堂[허백당]·菊塢[국오].
시호는 文戴[문대]. 서거정으로 대표되는 조선 초기의 관각문학을 계승하면서 민간의 풍속을 읊거나
농민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노래하는 등 새로운 발전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