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恒福

宿道峯書院[숙도봉서원] 三絶[삼절]

돌지둥[宋錫周] 2020. 8. 2. 18:10

宿道峯書院[숙도봉서원]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도봉서원에서 머물며  三絶[3절]

 

道峯霜色隱寒林[도봉상색은한림] : 서리 빛의 도봉산은 쓸쓸한 숲에 숨어있는데

深磵響空生薄陰[심간향공생박음] : 헛되이 울리는 깊은 골짜기 얇은 그늘 만드네.

石老苔荒人去遠[석로태황인거원] : 오래된 돌에 거친 이끼 사람은 멀리 가버리고

峩洋誰和絶絃琴[아양수화절현금] : 아양곡을 누구와 응하며 거문고 줄을 끊을까.

 

朝廷未肯用虛名[조정미긍용허명] : 조정에선 헛된 이름 쓰는걸 즐기지 못하였고

野外無田可耦耕[야외무전가우경] : 들 밖에는 가히 나란히 밭을 갈 밭도 없다네.

進退卽今難着脚[진퇴즉금난착각] : 지금 곧 나가고 물러나도 다리 붙이기 어려워

乞爲留院老書生[걸위류원로서생] : 정원에 머무는 늙은 서생이 되기를 구걸하네.

 

山中一夜笑聲和[산중일야소성화] : 산 속에서의 하루 밤은 웃는 소리로 화목하고

山外紛紛誶語多[산외분분수어다] : 산 밖에서는 어수선하니 꾸짖는 말만 많구나.

今日吾儕幸無事[금일오제행무사] : 오늘의 우리 무리는 다행히 아무 일도 없으니

枕流堂裏一長歌[침류당리일장가] : 침류당 가운데서 길게 한 번 노래를 읊네.

聖徽同宿[성휘동숙]夜半[야반]使子歌之[사자가지]

 : 성휘와 함께 묵으며 밤중에 아들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게하였다.

 

道峯書院[도봉서원] :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에 있는 서원.  

     1573년(선조 6) 지방유림의 공의로 趙光祖[조광조]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려 위패를 모심.

峩洋[아양] : 峩洋誰和絶絃琴[아양수화절현금], 知己之友)[지기지우] 없음을 탄식한 말.

     옛날 伯牙[백아]는 거문고를 잘 타고, 種子期[종자기]는 거문고 소리를 잘 알아들어서,

     백아가 높은 산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탈 적에는, 종자기가 듣고 말하기를

     “峩峩兮若泰山[아야혜약태산] : 훌륭하도다, 험준하기가 태산 같구나” 하였고,

     흐르는 물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탈 적에는, 종자기가 듣고 말하기를

     "洋洋兮若江河[양양혜약강하] : “훌륭하도다, 광대히 흐르는 것이 강하와 같구나.”하여,

     백아의 생각을 종자기가 다 알고 있었다.

     종자기가 죽은 뒤에는 백아가 자기 거문고 소리를 알아줄 사람이 없다 하여

     줄을 끊어버리고 다시 타지 않았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列子[열자] 湯問[탕문].

朝廷[조정] : 나라의 政治[정치]를 議論[의논], 執行[집행]하던 곳.

紛紛[분분] : 떠들썩하고 뒤숭숭함, 흩날리는 모양이 뒤섞이어 어수선함,

     의견 등이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많고 어수선함.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91 이항복[1556-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