哭張 僎[곡장선] 幼輔[유보] 朴齊家[박제가]
유보 장선을 곡하다.
吾東盛理學[오동성리학] : 우리 나라에선 성리학이 성하여
門路爭毫末[문로쟁호말] : 학문의 길에는 털 끝을 다투었지.
東西辨四七[동서변사칠] : 동과 서로 사단 칠정을 쟁론하고
兩湖論人物[양호론인물] : 호서와 호남선 인물을 논하였지.
文字日相尋[문자일상심] : 문장과 글로 날마다 서로 찾으며
眩惑不可述[현혹불가술] : 현혹되어 가히 서술하지 못했네.
我友生有異[아우생유이] : 나의 벗은 특별함이 많게 살았고
弱冠善究竟[약관선궁경] : 약관에 마침내 선을 궁구하였네.
絺衣若不勝[치의약불승] : 칡베 옷 참을 수 없을 것 같지만
嶷然中有秉[억연중유병] : 총명함 지키며 넉넉하게 응했지.
外物尙不遺[외물상불유] : 외계의 사물은 또한 남기지 않아
矧此談性命[신차담성명] : 또한 지금 천성과 천명을 지키네.
籤書設難義[첨서설난의] : 찌르는 글로 의로움 베풀기 어려워
如吏持獄律[여리지옥률] : 관리와 같이 옥의 법령을 지켰네.
出言祛浮氣[출언거부기] : 나오는 말로 부기를 떨어내고
如冶鍊眞鐵[여야련진철] : 풀무와 같이 참된 철 단련했네.
精氣與繁氣[정기여번기] : 정기는 번잡한 기운 한께하고
已判一原初[이판일원초] : 이미 하나의 근원 처음 판단했네.
異哉南塘說[이재남당열] : 기이하게 남쪽 못을 즐거워했고
暗合榕村書[암합용촌서] : 용촌의 글씨와 우연히 맞았다네.
杜門學爲己[두문학위기] : 문을 닫고 자기 학문을 이루었고
不敢黨師友[불감당사우] : 감히 벗과 스승께 아부를 못했네.
誦禮四十七[송례사십칠] : 마흔 일곱가지 예절을 외우고
習碑三百九[습비삼백구] : 삼백 아홉개의 비문을 익혔지.
質測從泰西[질즉종태서] : 본질을 헤아려 서양을 따랐고
小學宗鄦氏[소학종허씨] : 소학은 허씨(?)로 높혔다네.(?)
今人所不屑[금인소불설] : 지금 사람 마음에 두지 않는 바
此道君而已[차도군이이] : 이러한 도리 어진이 일 뿐이네.
時時高骨馬[시시고골마] : 때때로 얼룩 말로 뽐내면서
訪我日斜去[방아일사거] : 나를 찾으면 해는 기울어 갔네.
相逢總唯唯[상봉총유유] : 서로 만나면 모두 순종하였고
惟君解人語[유군해인어] : 오직 그대만 사람 말 이해했네.
流俗厄文明[유속액문명] : 세상 풍속이 문명을 핍박하고
紅疹欺秊少[혼징사년소] : 홍역이 나이 젊은이 추하게 했네.
餘子果非才[여자과비재] : 남은 자식 재주 없이 시중들고
今君獨先殀[금군독선요] : 오늘 그대 홀로 먼저 요절했네.
丹旐去不廻[단조거불회] : 붉은 기 가면 돌아오지 못하니
形神日以杳[형신이이묘] ; 몸과 마음 해 때문에 아득하네.
泉原無講席[청원무강석] : 저승을 설명 할 자리도 없으니
寂寞誰相對[적막수상대] : 적적하니 누구와 서로 마주할까.
狐貍嘯荒檟[호리소황가] : 여우 삵 개오동에 거칠게 울부짖고
鬼火延書帶[귀화연서대] : 귀신 불 두른 문장에을 인도하네.
茫茫百年閒[망망백년한] : 어둡고 아득한 백년은 한가하고
片碣遂無字[편갈수무자] : 비석 한 쪽 마침내 글자도 없네.
誰知土一坎[수지토일감] : 누가 알아 하나의 구덩이에 살까
埋君未了志[매군미료지] : 묻힌 그대의 뜻 아직 마치지 못했네.
不勝[불승] : 어떤 감정이나 느낌을 참거나 억누르지 못함,
참을 수 없음.
浮氣[부기] : 부증으로 말미암아 부은 상태.
精氣[정기] : 천지만물을 생성하는 근원이 되는 기운,
민족 따위의 정신과 기운, 생기있고 빛나는 기운.
榕村[용촌] : 淸[청]나라 李光地[이광지]의 호,
학문의 대가이며, 程朱學[정주학]을 계승하여
淸初[청초] 理學[이학]의 名儒[명유]가 되었다.
泰西[태서] : 西洋[서양].
不屑[불설] : 어떤일을 우습게 여겨 마음에 두지 아니함.
紅疹[홍진] : 홍역.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1805] : 자는 次修[차수]·在先[재선]·修其[수기],
호는 楚亭[초정]·貞蕤[정유]·葦杭道人[위항도인]
조선 후기 국가경제체제의 재건을 논했던 북학파의 일원.
공리공담을 일삼던 주자학적 사상계와 풍수도참설에 비판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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