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佳人曲[가인곡]

돌지둥[宋錫周] 2024. 7. 12. 05:34

佳人曲[가인곡]  李延年[이연년]

아름다운 사람의 노래.

 

北方有佳人[북방유가인] : 북쪽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데

絶世而獨立[절세이독립] : 세상에 빼어나 홀로 섰는 것 같구나.

一顧傾人城[일고경인성] : 한 번 돌아보면 성이 기울어지고

再顧傾人國[재고경인국] : 두 번 돌아보면 나라가 기울어지네.

寧不知傾城與傾國[영부지경성여경국] : 어찌 성이 기울고

   함께 나라가 위태함 알지 못하지만

佳人難再得[가인난재득] : 아름다운 사란 다시 얻기 어렵다네.

 

음악가 이연년이 한 무제 앞에서 불렀다는 노래.

 

李延年[이연년, ?-기원전 101년 경] : 전한 中山[중산] 사람. 음악가. 

   李夫人[이부인]의 오빠. 본래 樂工[악공]이었는데,

  죄를 저질러 宮刑[궁형]을 당했다. 狗監[구감]에 속해 있었다.

  누이가 武帝[무제]의 총애를 받았다.

  노래를 잘 불렀고, 새로운 곡조를 잘 만들어냈다.

  協律徒尉[협률도위]가 되어 황제와 숙식을 함께 했다.

  이부인이 죽자 총애가 점점 옅어져갔고,

  나중에 죄에 연좌되어 일족이 죽임을 당했다.[네이버 자료 인용]

 

이 시에서 이연년은 자신의 누이동생인

이부인을 자랑하며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녀가 보내는 눈길 한두 번에

온 성, 온 나라의 운명이 좌우된다?

세상 어디에 그런 미녀가 있느냐고 황제가 궁금해하자

곁에 있던 무제의 누이 平陽[평양] 공주가

지금 노래하는 저 음악가의 누이가 바로

그 미녀라고 귀띔했다네요.(이연녀에게 뇌물 받았나 ?)

후일 황제는 이연년의 누이를 황궁으로 불러들여

夫人[부인]으로 책봉하여 총애했습니다.

이부인은 漢 武帝[한 무제]의 총애를 독차지하여,

한무제는 그녀를 위해 많은 궁전을 짓고

그녀의 덕을 기리기 위한 궁중 음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경국지색은 절세의 미녀가 가진

아름다움의 위력을 강조하는 말로,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정치적으로 미모를 앞세워 권력을 얻은 여인을

경국지색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남성을 유혹하여

재물을 빼앗은 여인을 경국지색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傾國之色[경국지색]’이란 말이

여자의 미모를 최대치로 강조한 건 분명한데

시인이 이런 식으로 제 누이를 빗댄 게 묘하긴 묘합니다.

경국지색은 미모가 가진 힘을 경계하고,

외모에 현혹되지 말라는 교훈을 줍니다.

 

역사적인 경국지색으로 인한

망국의 비극을 초래한 일화가 있지요.

 

夏[하]의 桀王[걸왕]과 妺喜[말희] ,

殷[은]의 紂王[주왕]의 비 妲己[달기],

西周[서주]의 幽王[유왕]의 寵妃[총희] 褒姒[포사],

이 망국의 군주들이,

미녀에 취해 망국의 비극을 초래했다는 게

엄연한 역사의 진실입니다.

어쨌든 ‘다시 얻기 어려운 미녀’임을 내세우며

나라 기우는 것도 나 몰라라 식으로 치부할 수 있다니

오빠의 배려가 갸륵하다면 갸륵하다.

후일 이 부인은 아들 하나를 남기고 병사했는데

황제가 병문안을 위해 누차 찾아왔지만

자신의 초췌해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끝까지 만나 주지 않았다는 일화를 남겼다네요.

황제도 꺾지 못한 미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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