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烹高會[대팽고회] 金正喜[김정희] 筆[필]
大烹豆腐瓜薑菜[대팽두부과강채] : 최고가는 반찬이란 두부나 오이와 생강과 나물
高會夫妻兒女孫[고회부처아녀손] : 최고가는 좋은 모임이란 부부와 아들딸과 손자
추사 김정희 선생이 생애 마지막 해인
1856년 71세 때 쓴 예서체 대련입니다.
款識[관지]에 七十一果[칠십일과] 해서
71세 때 과천에서 썼다는 표기를 했습니다.
71세면 당시엔 아주 장수한 편인데
추사 선생은 인생의 종착점이 어디인가를 말해주는 명작이라 하겠습니다.
예서로 크게 7언시로 우리 인생의 평범한 가치를 극대화 시켜 놓고
선생의 감회를 작은 글씨로 옆에 서 놓습니다.
此爲村夫子第一樂上樂
雖腰間斗大黃金印
食前方丈侍妾數百
能享有此味者畿人
爲杏農書. 七十一果
이것은 촌 늙은이의 제일가는 즐거움이다.
비록 허리춤에 말(斗)만한 큰 황금 도장을 차고
밥상 앞에 시중드는 여인이 수백명 있다 하더라도
능히 이런맛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杏農[행농]을 위해 쓰다. 칠십일세 과천 노인.
대자로 쓴 본문 옆에 작은 글씨로 傍書[방서]를 써 놓았다.
본문에 쓴 "훌륭한 요리"와 "최고의 모임"이야말로 제일가는 즐거움이라고 말하고,
끝에 "杏農[행농]을 위해 쓴다."라고 밝혀 놓았다.
‘행농’은 김정희 문하로 여겨지는 兪致旭[유치욱]의 호이다.
이를 통해 김정희가 유치욱을 위해 써서 준 작품임을 알 수 있다.
兪致旭[유치욱]은 姜瑋[강위]의 知友[지우]로 강위와 함께
1873년 冬至使[동지사] 수행의 일원이었던 것이 알려져 있을 뿐 생애는 자세하지 않다.
소박하고 욕심없고 꾸밈없는 순후함이 가득한 마음의 표현입니다.
글씨 또한 오래동안 연마한 연륜을 느끼게 하는 書[서]의 拙[졸]함이 배어나옵니다.
천연스럽고도 순박하지만 그 속에 기교가 드러나는듯
大巧若拙[대교약졸]이란 옛말의 의미를 읽는 듯한 경지의 글씨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大巧若拙 : 훌륭한 技巧[기교]는 도리어 拙劣[졸렬]한 듯함.
아주 巧妙[교묘]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그 재주를 자랑하지 아니하므로
언뜻 보기엔 서투른 것 같다는 뜻.
크기는 세로 129.5㎝, 가로 32㎝이며 장황을 포함하면 세로 193.5㎝, 가로 39.0㎝이다.
작품 말미에 "東海書生[동해서생]"과 "阮堂秋史[완당추사]" 인장이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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