履霜曲[이상곡] 작자 미상
서리를 밟는 노래.
비가 오다가 개고 눈이 펄펄 휘날리는 날에
나무숲으로 둘러싸인 고불고불 돌아나는 좁다란 길에
잠을 앗아간 내 님을 생각할 사이거늘
그처럼 무시무시한 길에 자려고 오시겠습니까.
때때로 천벌을 받아 영락없이 지옥에 떨어져
그곳에서 죽어버릴지도 모르는 이내 몸이
내 님 두고서 다른 산에 올라가겠느냐
이 모두가 하늘이 낳은 연분의 기약인데
님이시여,
함께 지내고자 하는 기약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아소 님이시여
함께 지내자고 했던 기약이 있을 뿐이외다.
이 노래에서 그 뜻을 알기가 어려운 부분이
‘깃든 열명길’이라는 구절입니다.
이 노래의 어울림소리[和聲二有聲無詞(화성이유설무사)]는
‘다롱디우셔 마득사리 마득너즈세 너우지’입니다.
‘다롱디우셔’는 ‘다롱’ 계열의 어울림소리로
흥겨운 가락을 담은 것이고,
‘마득사리 마득너즈세 너우지’는
바삭바삭 소리를 내면서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움직임을 느끼게 합니다.
서리를 밟는다는 뜻인 ‘ 履霜[이상]’은
‘서리를 밟게 되면 장차 단단한 얼음의 계절이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어야 된다.’는 경계의 교훈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이 말의 출처는 周易[주역] 坤卦初六[곤괘초육]
履霜堅氷至[이상견빙지]를 인용하였습니다.
곤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어서 땅의 바탕을 나타내는 것으로,
남자와 여자를 두고 말할 때 여자 쪽이 되는 것이다.
부드럽고 순하면서도 정조를 굳세게 지키는 것이 땅의 이치요,
여자가 걸어가는 길이라고 가르쳐준 대목입니다.
樂章歌詞[악장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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