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만리,소식, 기타 143

無題[무제]

無題[무제] 王梵志[왕범지] 제목 없음. 吾富有錢時[오부유전시] : 내가 부유하여 때마침 돈이 넉넉하니 婦兒看我好[부아간아호] : 아내와 아이 나를 사이좋게 바라보네. 我若脫衣裳[아약탈의상] : 내가 만약에 웃 옷과 바지를 벗으면 與吾疊袍袄[여오첩포오] : 더불어 나의 웃옷과 도포를 포개었지. 吾出經求去[오출경구거] : 내가 나가 일찍 힘써 거두러 나가면 送吾卽上道[송오즉상도] : 나아가 길 위에서 나를 전송하였네. 將錢入舍來[장전입사래] : 또한 돈을 들고서 집으로 돌아오면 見吾滿面笑[견오만면소] : 나를 보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네 繞吾白鴿旋[효오백합선] : 나를 둘러싸고 흰 비둘기처럼 돌고 恰似鸚鵡鳥[흡사앵무조] : 흡사 사람 말 흉내내는 앵무새 같네. 邂逅暫時貧[해후잠시빈] : 우연히 잠깐 사이에..

石榴[석류]

石榴[석류] 蘇軾[소식] 석류 風流意不盡[풍류의부진] : 바람이 흘러도 정취를 다하지 못하니 獨自送殘芳[독자송잔방] : 홀로 스스로 남은 꽃향기를 보내오네. 色作裙腰染[색작군요염] : 빛깔은 허리에 찬 치마 물들일수 있고 名隨酒盞狂[명수주잔광] : 평판은 술잔에 골몰한 사람이 따르네. 風流[풍류] : 속세를 떠나 풍치 있고 멋지게 노는 일, 화조풍월. 韻致[운치]스러운 일, 풍치 있고 멋있는 일.

花影[화영]

花影[화영] 蘇軾[소식] 꽃 그림자. 重重疊疊上瑤臺[중중첩첩상요대] : 여러 겹으로 겹쳐있는 아름다운 옥 대에 올라가 幾度呼童掃不開[기도호동소불개] : 몇 번이나 아이 불어 쓸어도 사라지지 않는구나. 剛被太陽收拾去[강피태양수습거] : 태양이 강하게 두루 퍼져 거두어 잡아갔는데도 卻教明月送將來[각교명월송장래] : 도리어 밝은 달로 하여금 문득 돌아와 알리주네. 蘇軾[소식] : 1037-1101

題拈花微笑圖[제념화미소도]

題拈花微笑圖[제념화미소도] 唐寅[당인] 昨夜海棠初着雨[작야해당초착우] : 어젯 밤에 해당화 꽃이 처음으로 비를 맞았으니 數朵輕盈嬌欲語[수타경영교욕어] : 몇 휘늘어진 꽃송이 가벼이 아리땁게 말하려 하네. 佳人曉起出蘭房[가인효기출란방] : 아름다운 여인 새벽에 일어나 난향의 방을 나가서 折來對鏡比紅粧[절래대경비홍장] : 꺾어 돌아와 거울 마주해 붉은 화장과 견주어보네. 問郞花好奴顔好[문랑화호노안호] : 낭군께 꽃이 좋은가 첩의 얼굴이 좋은가를 물으니 郞道不如花窈窕[낭도불여화요조] : 낭군께선 얌전하고 정숙한 꽃만 못하다고 말하네. 佳人見語發嬌嗔[가인견어발교진] : 참한 여인 사랑스레 성냄을 드러내 보면서 말하길 不信死花勝活人[불신사화승활인] : 죽은 꽃이 생기있는 사람보다 뛰어남 믿지 못하네. 將花揉碎擲郎..

秋思[추사]

秋思[추사] 張籍[장적] 가을 생각 洛陽城裏見秋風[낙양성리현추풍] : 낙양성 가운데에서 가을 바람을 만나니 欲作家書意萬重[욕작가서의만중] : 집 편지를 쓰려다가 거듭 많은 생각하네. 復恐忽忽說不盡[부공홀홀설부진] : 다시 문득 갑자기 말을 다 못했나 두려워 行人臨發又開封[행인임발우개봉] : 가는 사람 떠날즈음에 또 다시 열어보네. 張籍[장적 : 약 768-830] 시인이 문득 고향과 가족을 떠올린건 낙양성의 스산한 바람을 만나며 스산한 풍광을 보고 시작된다. 오래 쌓아둔 마음의 소리가 거침없이 술술 쏟아질 법하건만 막상 붓을 드니 겹겹이 떠오르는 상념 때문에 갈피를 잡을 수 없다. 행여 빠트린 말이 없을까 싶어 인편이 떠나기 직전까지도 안절부절못하고 허둥댄다. ‘가는 인편 떠날 즈음 또다시 열어 본’ 건..

玉樓春[옥루춘]戱呈林節推鄕兄[희정임절추향형]

玉樓春[옥루춘]戱呈林節推鄕兄[희정임절추향형] 劉克庄[유극장] 年年躍馬長安市[연년약마장안시] : 해마다 말을 몰아 수도 거리 나다니고 客舍似家家似寄[객사사가가사기] : 객사는 집처럼 집은 객사처럼 여긴다네. 青錢換酒日無何[청전환주일무하] : 돈을 써서 술 마시며 하루 종일 빈둥대고 紅燭呼盧宵不寐[홍촉호로소불매] : 촛불 밝혀 도박하느라 날 새는 줄 모른다. 易挑錦婦機中字[이도금부기중자] : 아내가 수 놓아 보낸 글은 알기 쉬워도 難得玉人心下事[난득옥인심하사] : 기녀의 속 마음 헤아리기 어려운 법이네. 男兒西北有神州[남아서북유신주] : 남아로서 서북쪽 중원 땅을 맘속에 둬야지 莫滴水西橋畔淚[막적수서교반루] : 수서 다리에서 눈물 따위는 흘리지 마시라. 劉克庄[유극장] : 1187-1269, 宋[송]. 長安..

寫眞寄外[사진기외]

寫眞寄外[사진기외] 薛媛[설원] 초상화를 그려 남편에게 보내다 欲下丹靑筆[욕하단청필] : 붓으로 막 그림을 그리려다 先拈寶鏡寒[선념보경환] : 먼저 차가운 거울을 집어 듭니다. 已驚顔索寞[이경안삭만] : 놀랍게도 얼굴은 이미 삭막하고 漸覺鬢凋殘[점각반조잔] : 귀밑머리 점차 시들은 것 같네요. 淚眼描將易[누안묘장이] : 흐르는 눈물이야 그리기 쉽지만 愁腸寫出難[수장사출난] : 시름겨운 마음 표현하기 어렵네요. 恐君渾忘卻[공군혼망각] : 도리어 낭군이 잊었을까 두려운데 時展畵圖看[시전화도간] : 때 맞추어 이 그림을 펼쳐 보셔요. 薛媛[설원 : 당 말엽] 젊은 선비 南楚材[남초재]는 교제와 견문을 넓히겠다는 생각에 아내 薛媛[설원]을 남겨두고 유람에 나선다. 그러다 한 지방의 太守[태수]를 만났는데, 태수..

女耕田行[여경전행]

女耕田行[여경전행] 戴叔倫[대숙륜] 밭가는 아낙의 노래 乳燕入巢笋成竹[유연입소순성죽] : 어린 제비 둥지에 들며 죽순과 대나무 무성한데 誰家二女種新穀[수가이녀종신곡] : 누구네 집의 두 딸들이 새로이 곡식을 심는구나. 無人無牛不及犁[무인무우불급리] : 사람 없고 소도 없어 밭 가는 일 함께하지 못하고 持刀斫地翻作泥[지도절지번작니] : 칼을 잡고서 땅을 찍으며 진흙 땅을 뒤집는구나. 自言家貧母年老[자언가빈모년로] : 몸소 말하길 집이 가난하고 어머니는 연로하며 長兄從軍未聚嫂[장형종군미취수] : 큰 형은 군대에 갔으니 형수도 함께하지 못하네. 去年突疫牛囤空[거년돌역우돈공] : 작년에 갑작스런 전염병으로 소 외양간 텅 비니 截絹買刀都市中[절견매도도시중] : 비단을 끊어 도시의 저자거리에서 칼을 샀답니다. 頭巾..

貢院題[공원제]

貢院題[공원제] 魏扶[위부] 과거 시험장에 쓰다. 梧桐葉落滿庭陰[오동엽락만정음] : 오동 나무의 잎들이 떨어져 그늘진 뜰에 가득하고 鎖閉朱門試院深[폐쇄주문시원심] : 붉은 문은 굳게 닫히고 과거 시험장을 감추었구나. 曾是昔年辛苦地[증시석년신고지] : 일찌기 무릇 여러 해전에 괴롭게 고생하던 곳인데 不將今日負初心[부장금일부초심] : 장차 오늘에도 처음의 마음을 저바리지 않으리라. 貢院[공원] : 고대 중국 당나라에서, 과거를 보는 시험장을 이르던 말. 魏扶[위부] : 약 785-850, 마흔을 넘긴 太和[태화] 4년 진사 등과. 재상까지 올랐던 시인. 試院[시원] : 詩所[시소], 과거 시험장. 이 시는 위부가 과거 시험 책임자로서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느낀 소감을 시험장 담벼락에 써 붙인 것이랍니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