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587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7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7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少年書劍引杯長[소년서검인배장] : 어린 나이엔 학문과 무예에 항상 술잔을땡기다大隱東峯老更狂[대은동봉로갱광] : 동쪽 봉우리에 깨달은 은자 더욱 미쳐 늙어가네.雲雨世情同蘧栩[운우세정동거허] : 구름과 비 세상 물정에 놀라 황홀하게 함께하며風波宦海幾炎涼[풍파환해기염량] : 험한 벼슬길 풍파에 세력의 성함과 쇠함 살피네.封侯李將非凡骨[봉후이장비범골] : 제후에 봉해진 이광 장수 평범한 사람 아니었고劇飮周生有別腸[극음주생유별장] : 지나치게 술을 마신 주생은 창자가 따로 있었네.遙想公如晉山簡[요상공여진산간] : 멀리 생각해보니 진 나라의 산간 공과 같은지라風流日日醉高陽[풍류일일취고양] : 멋스럽고 풍치있게 날마다 고양에서 취하였다네. 箕..

매월당 김시습 2024.07.30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6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6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頗覺閑中歲月長[파각한중세월장] : 자못 한가한 중에 세월이 더함을 깨닫고鳳歌聊和接輿狂[봉가료화접여관] : 봉새 노래로 에오라지 미친 접여 화답했네.家僮謫我營生薄[가동적아영생박] : 집의 아이 나의 박한 삶을 영위함 꾸짖고過客嗔余談笑涼[과객진여담소량] : 지나는 손님 나의 담소 쓸쓸함에 책망하네.徑有松篁醒俗耳[경유송황성속이] : 솔과 대숲에 지름길 있어 속된 귀 깨우치고樽無醽醁惱愁腸[준무령록뇌수장] : 술통에 좋은 술 없어 마음 시름이 괴롭히네.邇來風味多寒苦[이래풍미다한고] : 요즈음 맛보는 바람은 춥고 괴로움만 많아疑是前身孟溧陽[의시전신맹률양] : 무릇 몸 앞에는 율얄현위 맹교를 의심하네. 箕叟[기수] : 늙은이, 箕山叟[기산수]..

매월당 김시습 2024.07.26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5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5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老去逢秋傷感長[노거봉추상감장] : 늙어 가니 가을 만나면 항상 생각 애태우고十年人事付詩狂[십년인사부시광] : 십 년의 사람들 일이 시에만 미쳐 의지하네.投閑却喜吟爲祟[투한각희음위수] : 한가히 보내면 도리어 기뻐 읊는 빌미 되고淸隱無心酒博涼[청은무심주박량] : 무심하게 한가히 숨으니 술 많아도 외롭구나.心字一條搖鵲尾[심자일조요작미] : 마음 心자 한 가지로 까치 꼬리 향로 흔들며月團千轄遶羊腸[월단천할요양장] : 둥근 달 밭두렁 다스려 꼬불꼬불한 길 두르네.平生只要詩名壯[평생지요시명장] : 평생에 오직 웅장한 시의 명예만 원했는데何必封侯得舞陽[하필봉후득무양] : 하필이면 꼭 제후에 봉해져 무양을 얻을까 箕叟[기수] : 늙은이, 箕山..

매월당 김시습 2024.07.23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4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4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落葉蟲絲秋日長[낙엽충사추일장] : 거미 줄에 잎 떨어지는 가을 날 길기만한데孤吟惹得少陵狂[고음약득소릉광] : 홀로 읊다 이끌어 깨달은 소릉은 정처없었지.森森脩竹千竿碧[삼삼수죽천간벽] : 무성하게 늘어선 가는 대 일천 그루 푸르고浙浙飛泉一道涼[절절비천일도량] : 살랑살랑 날리는 물줄기에 한 길은 서늘하네.故舊疏來嗟世態[고구소래차세태] : 오랜 친구 드물게 옴에 세상 형편 탄식하고聖賢中後活詩腸[성현중후활시장] : 성인과 현인은 중 후반에 시의 정취 활발했네.滿庭槐樹淸陰靜[만정괴수청음정] : 뜰 가득한 회하나무에 맑은 그늘 고요하고時聽蜩螗弄夕陽[시청조당롱석양] : 때로 듣는 쓰르라미 소리가 석양을 희롱하네. 箕叟[기수] : 늙은이, 箕..

매월당 김시습 2024.07.19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3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3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地僻人稀午夢長[지벽인희오몽장] : 땅이 궁벽해 사람도 드물어 한 낮의 꿈만 긴데晚年偏學賀監狂[만년편학하감광] : 만년엔 일부러 사명산의 광객 하지장을 배우네.雲收靑嶂留殘照[운수청장류잔조] : 구름 거둔 푸른 산봉우리에 저녁 햇살 머물고雨滴紅蕉逼晚涼[우적홍초핍만량] : 홍초의 빗방울에 저녁의 서늘한 기분 닥치네. 牢落生涯同鶴化[뇌락생애동학화] : 적적하고 쓸쓸한 형편이라 학이 함께 따르고全貧活計效龜腸[온빈활계효구장] : 모두 가난하니 살 계책은 거북의 마음 본받네.小堂淸悄無人共[소당청초무인공] : 작은 집은 맑고 고요해 함께 할 사람도 없는데池底鳴蛙似子陽[지저명와사자양] : 연못 아래에서 우는 개구리는 자양과 같구나. 箕叟[기수] ..

매월당 김시습 2024.07.15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2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2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平生事業已無長[평생사업이무장] : 한 평생의 사업은 이미 나아 갈 수 없으니遣興不如詩酒狂[견흥불여시주광] : 흥취 풀지 못해 시와 술에 미친 것 같구나.浙瀝林泉經夜雨[절력림천경야우] : 숲의 샘에 비오는 소리 밤을 지새워 내리고參差庭樹入新涼[참치정수입신량] : 들쭉 날쭉 뜰의 나에 서늘한 기운이 드네.從前誤學屠龍計[종정오학도룡계] : 이제까지 용을 잡는 계획 잘못 배웠으니 末路空懷吐鼠腸[말로공회토서장] : 말년에 헛되이 쥐의 내장 뱉을 생각하네.何處靑山堪養拙[하처청산감야졸] : 어느 곳의 청산에서 졸렬함 참고 기르나懸空飛瀑漱秋陽[현공비폭수추양] : 허공에  날리는 폭포에 가을 볕을 헹구네. 箕叟[기수] : 늙은이, 箕山叟[기산수]..

매월당 김시습 2024.07.09

和箕叟韻[화기수운] 15-1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 金時習[김시습] 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寥落精廬秋興長[요락정사추흥장] : 쓸쓸하고 깨끗한 오두막 가을 흥취 더하니朗吟時作放翁狂[낭음시작방옹광] : 높이 읊으며 때때로 방옹처럼 미쳐 일어나네.山城驟雨收殘暑[산성취우수잔서] : 산의 성에 소나기 내리니 남은 더위 거두고風樹疏蟬咽晚涼[풍수소선열만량] : 바람 부는 나무 느린 매미 서늘한 저녁 목매네.湘簟嫩寒驚老骨[상점눈한경로골] : 상강 대자리 경미한 추위에 노인 뼈가 놀라고惠泉甘冽浣枯腸[혜천감례완고장] : 혜천은 달고 맑아 약해진 창자를 씻어버리네.年來陡覺星霜變[연래두각성상변] : 여러해 전부터 갑자기 세월이 변함을 깨닫고學取燒丹魏伯陽[학취소단위백양] : 단약을 익히는 걸 위백양에게 배워 다스리네. 箕叟[기수] : 늙은이, ..

매월당 김시습 2024.07.04

早行[조행]

早行[조행]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아침 일찍 길을 떠남.  曉鷄鳴喔咿[효계명악이] : 새벽 닭이 선웃음치듯 울며 소리내니裝束向何之[장속향하지] : 몸 갖추어 차리고 어딜 향하여 가는가.黯淡千山曉[암담천산효] : 흐리고 어렴픗한 무성한 산 동이 트니凄涼一首詩[처량일수시] : 마음이 쓸쓸히여 한 수의 시를 읊네.殘星隨月落[잔성수월락] : 새벽녁의 별들이 지는 달을 따르고宿鳥訝人移[숙조아인이] : 자던 새도 사람을 의심해 옮겨가네.客路身多病[객로신다병] : 나그네 길에 몸은 시름도 많아지니無端詠楚辭[무단영초사] : 까닭 없이 초나라 운문을 읊어보네. 裝束[장속] : 잘 입고 매고 하여 몸을 꾸며 차림. 梅月堂詩集卷之一[매월당시집1권] 詩 紀行[시 기행] 1583년 간행본余乘春時[여승춘시] : 내가 ..

매월당 김시습 2024.06.30

宿山村[숙산촌]

宿山村[숙산촌]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산속 마을에 머물며.  雨歇千山暮[우헐천산모] : 비가 그친 저무는 산은 무성한데煙生碧樹間[연생벽수간] : 푸른 나무들 사이에 안개 일어나네.溪橋雲冉冉[계교운염염] : 시냇가 다리 구름 느리게 나아가고野逕草蔓蔓[야경초만만] : 들판 지나려니 잡초 덩굴 퍼져있네.世事渾無賴[세사혼무뢰] : 세상 일은 의지할 수 없이 혼탁하고人生且自寬[인생차자관] : 인간 생활 또한 스스로 나그럽구나.何如拂塵迹[하여불진세] : 어찌하면 속세의 자취를 떨칠까나高嘯臥林巒[고소와림만] : 높이 읊조리며 산 숲에 누우리라. 梅月堂詩集卷之一[매월당시집1권] 詩 紀行[시 기행] 1583년 간행본余乘春時[여승춘시] : 내가 봄 철을 꾀하여自山訪舊友於京都[자산방구우어경도]스스로 서울에 사는 ..

매월당 김시습 2024.06.26

有道者自山訪我告別[유도자자산방아고별]

有道者自山訪我告別[유도자자산방아고별]  金時習[김시습]도를 닦는 사람이 있어 몸소 산을 찾아와 내게 이별을 알리다. 爾從山中來幾時[이종산중래기시] : 그대 따라 산 속으로 돌아온지 얼마인가 ?山中秋色應凄涼[산중추색응처량] : 산 가운데 가을 빛이 처량하게 화답하네.湛湛江岸上有楓[잠잠강안상유풍] : 맑고 깊은 강 언덕에 넉넉한 단풍 오르고落葉爲舠風爲槳[낙엽위도풍위장] : 낙엽으로 거룻배 만드니 바람이 돛대 되네.石橋欹側滑莓苔[석교기측활매태] : 돌 다리 기운 곳에 무성한 이끼 미끄럽고解虎錫下雲悠揚[해호석하운유양] : 범 싸움 말린 석장 아래 구름 멀리 날리네.悠揚隨爾渡江水[유양수이도강수] : 태도가 듬직한 그를 따라 강 물을 건너서駕風乘彼來帝鄕[가풍승피래제향] : 바람 타고 올라 저 천제의 낙원에 돌아오네..

매월당 김시습 202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