暮春燈下北寺樓[모춘등하북사루] 李奎報[이규보] 저무는 봄 북사루의 등불 아래에서 漠漠烟巒萬疊靑[막막연만만첩청] : 고요하고 쓸쓸히 안개 낀 산등성 만 겹 푸르고 望中何許是神京[망중하허시신경] : 바라보는 가운데 어느 곳이 무릇 서울일런가. 閑雲頃刻成千狀[한운경각성천상] : 한가한 구름 눈 깜빡할 새 천의 모습 이루고 流水尋常作一聲[유수심상작일성] : 흐르는 물은 예사롭게 한결같은 소릴 만드네. 已分長沙流賈誼[이분장사류가의] : 버려진 가의는 떨어져 나가 장사로 귀양갔고 更堪漳浦臥劉楨[갱감장포와유정] : 도리어 유정은 깊숙한 장포에서 숨어살았네. 無人乞與忘憂物[무인걸여망우물] : 근심 잊는 술을 함께 구해 줄 사람도 없으니 逐客逢春益不平[축객봉춘익불평] : 쫓겨난 나그네가 봄을 만나니 불평만 더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