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寅除夕[갑인제석]夜坐口占[야좌구점]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갑인(1614)년 섣달 그믐 날 밤에 앉아 입으로 읊다.自念稟氣虗薄[자념품기허박]少多疾病[소다질병]스스로 생각해보니 타고난 기가 약하고 엷어 젊어 질병이 많았고,家貧祿仕[가빈록사]志在米鹽[지재미염虛名欺世[허명기세]집이 가난하여 녹봉을 받는 벼슬 하다 보니,뜻은 생활하는 데에 있고, 헛된 명성으로 세상을 속이며,致位卿相[치위경상]攝養得効[섭양득효]歷險到今[역험도금]卿相[경상]의 벼슬에 올라, 몸 攝養[섭양]에도 효험을 얻어험난함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고 보니,六十之年[육십지년]倐焉已至[숙언이지]皆始願所未及[개시원소미급]육십의 나이가 어느덧 다가왔으니 바야흐로 모두 원하는 바가 미치지 못한 것이다.凡物致極則危[범물치극즉위]危而善持者鮮矣[위이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