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애 닲은 인연

돌지둥[宋錫周] 2014. 12. 23. 07:29

잘 써지는 펜 !

이리 저리 볼펜 통 뒤집어 한자루 또 한자루 원을 그리며 펜을 굴려봅니다.

너 댓 자루 굴려 써 보다가

에라이 !  자판이 훠얼 낳으리라 포기하고

글을 올려 보려니 마땅한 데가 없어 보이네요......

 

연필이라는 첫 단어에 ㄱ, ㄴ, ㄷ의 첫 음절이 떠오르지 않고

가 갸 거 겨의 글자위에 채점 해 주신

궁민해꾜 선생님의 붉은색, 파란색 색연필..... 

동그라미 두 세 줄에 만족하며

갱지를 아껴쓰던 시절이 어제인 듯 합니다.

 

가루 우유를 끓여 양재기에 나누어주던  

우유 한 그릇 얻고서야

점심 한끼로 대신하다가

 

그 다음 해 부터는 

강냉이 가루로 죽을 쑤어  

양은 도시락에  한 가득 받아서 챙겨 떠 먹던 시절.....

 

잘랑 잘랑 넘칠 듯이 찰랑대는 죽 한그릇 

정성을 다하여 책상 서랍에

엎지를까 조심스레 들여 놓지요.....

 

한 식경 쯔음 지나면 

풀떼기 마냥 솔아

찹살 풀 엉기 듯 한 덩어리 죽이 되지요.

 

수저로 퍼 먹자니

옥수수 죽 제 맛 보다는

입안 가득 흡입 했다는 포만감으로

행복을 느끼며

한 수저로 입 막음하고

집에서 지둘리는 어린 동생 들 생각에

먹성을 자제 했엇는데.....

 

밥 투정 이라곤 어림 없는

곤궁한 궁핍함에 잘 적응되고

너 댓살 더 처먹어 

 

버짐 퍼진 촌뜨기 숯 검뎅이 얼굴에

여드름 올긋 볼긋 피어 날 즈음.....

 

노오란 송화 가루가

암 솔 꽃을 찾아 날아 다니듯이 

 

치마 두른 처녀 들 찾아서

윗 마을 아랫 마을 쏘 다니며 꼬드겨서

보리 밭, 호밀 밭 고랑을

짓 이겨 보려는 수작을 부리다가

 

제방 뚝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눈 깜짝 할 사이에 치르고 나자 마자

코 꿰어 장가 가게 되었으니.....

 

그날의 산 증인이 된 아이의 이름을

'마뚝'이라 이름 지었답니다.....

 

[옛날엔 제방에 말이나 소를 매어 놓구 여물을 먹여 마뚝이라 불렀지요.]

그리 못하면 떠꺼머리 총각으로 장가도 못 들 던 추억이네여..... 

그렇게 태어난 마뚝이 아들들이

이젠 대한민국의 중추가 되어

나라를 이끌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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