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고금소총

돌지둥[宋錫周] 2014. 3. 3. 13:36

 

 

父女相:부녀가 서로 속이다.
一士人 有一女하야 甚愛之러니[향 일사인 유 일녀 심애지]
시골의 한 선비에게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 딸을 매우 사랑했다.
及長 出嫁數十里越村이어늘[급장 출가수십리월촌]
딸이 장성함에, 수십 리 떨어진 건넛마을로 시집을 보냈다.
送女 不能忘하야 種種(=가끔)徒步 往見한대[부송녀 불능망 종종왕견]
아버지는 딸을 보내놓고 잊을 수가 없어서 종종 도보로 가보곤 했다.
女當(이를)家而頗(자못)豊饒로되 數十里徒步老父[여당출가파풍요수십리도보노부]
딸이 시집간 집은 자못 살림이 풍요로웠으나 수십 리 걸어온 늙은 아비에게
(번번이)不饋(음식권할)一盃酒一器飯而空送하야[첩 불궤 일배주일기반이공송]
술 한 잔, 밥 한 그릇을 대접하지 않고 번번이 그대로 돌려보냈다.

※種種(가끔:이두식 표현)
 
  每每不免飢乏而歸하고 (:괴이쩍을)[부매매불면기핍이귀 심상돌돌]
아버지는 매번 배고픔을 면치 못한 채 돌아와서 마음으로 늘 괴이쩍어 하면서 하는 말.
吾愛渠(그)(거녀:그년)何如而 渠則遠來之父[오애거녀 하여이 거칙원래지부]
“내가 그년을 어떻게 사랑했는데 그년이 멀리에서 온 아비를
一不以一勺水饋之하니 何其是無心也고.[일불이일작수궤지 하기시무심야]
물 한 잔도 대접하지 않았으니 어쩌면 이처럼 무심할 수 있으랴.”
假稱死送訃하야[오당가칭사송부]
나(아버지)는 마땅히 거짓으로 일컫기를, 죽었다고 부고를 보내고서
觀其卽來而 哀不哀也하리라 하고[관기즉래이 애불애야]
딸이 즉각 와서 슬퍼하는지 않는지를 보겠다" 고 했다.
乃與家人(가인:집사람=아내)으로言其事而約之하고[내여가인 언기사이약지]
이에 집안 사람들에게 그 일을 말하고, 그들과 약속을 했다.
一日 送人傳訃而 覆單衾(단금:홑이불)而臥如死人樣이러니

[일일 송인전부이 부단금이와 여사인양]
하루는 사람을 보내어 부고를 전하고 홑이불을 덮어쓰고 누워서 죽은 사람같이 하고 있었다.
女果卽來撫哭曰[여과즉래무곡 왈]
딸은 생각대로 즉시 와서 아버지를 어루만지며 곡을 하면서 하는 말,
“此何事也 父主 再昨日來時[차하사야 부주 재작일래시] 
“이것은 어찌 된 일이요! 아버지께서 엊그제 오셨을 때
吾以白飯肉羹(육갱:고깃국)과 美酒佳肴(안주)로 (올릴)러니

[오이백반육갱 미주가효 진지] 
흰쌀밥과 고깃국 그리고 맛좋은 술과 향기로운 안주를 대접했더니
父主 甘食而 身觀如常이어늘[부주 감식이 신관여상] 
아버지께서 맛있게 잡수셨고, 신관이 여느 때와 같았는데,
數日之間 忽至此境하시니 此何事也오 하며[수일지간 홀지차경 차하사야]
수일 사이에 갑자기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게 어찌된 일이요!”
라 했다.
又痛哭曰 “父主謂我而 某處木花田[우통곡왈 부주위아이 모처목화전] 
또 통곡을 하면서 하는 말, “아버지께서 저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어디에 있는 목화밭과
某處早稻畓(조도답:올벼논)을 給我云云矣러니[모처조도답 급아운운의]
또 어디에 있는 올벼 논을 저에게 준신다고 말씀하시더니,
今向(나아갈)何處推去(추거:찾아감)아.[금향 하처추거]
이제 그것들을 어디에 가서 찾아 간단 말이오?”
如是爲言하며 痛哭不已(그칠)러니[여시위언 통곡불이]
이렇게 말하며 통곡을 그치지 않았다.
盖女意 知父死하고 欲使家人으로 聞此[개여의 지부사 욕사가인 문차]
대저 딸의 속뜻은 아버지는 죽은 줄 알고 집안사람들이 이를 듣게 해서
給田畓之計也러라.[급전답지계야]
논과 밭을 주도록 한다는 계책이었던 것이다.


蹶然起(궐연기)하야 (벌릴)目責之曰[부 궐연기좌 장목책지 왈]
아버지는 벌떡 일어나 앉아 눈을 부릅뜨고 딸을 꾸짖으며 하는 말,
惡女야, 謂吾死而敢來如此耶아.[무상악녀 위오사이감래여차야]
“비할 대 없는 나쁜 년아! 내가 죽었다고 말하니 감히 와서 이와 같으냐?
吾再昨日 初不往汝家하고[오재작일 초불왕여가]
내가 그저께 처음으로 너의 집에 간 것이 아니다.
前後往見 汝何嘗饋我一勺水야아.[전후왕견 여하상궤아일작수]
그 전후 차례 가서 보았으나,
너는 나에게 언제 한 잔의 물이라도 대접한 적이 있느냐?
吾何嘗許汝田畓乎아.[오하상허여전답호]
나는 어찌 너에게 전답을 주겠다고 허락했겠는가?
如汝奸惡之女世上豈有二哉리오 한대,여여간악지녀 세상 기유이재] 
너와 같은 간악한 계집은 이 세상에 둘도 없으리라!"
(닦을)淚巧笑하고 執父手曰[녀 식루교소 집부수왈]
딸은 눈물을 닦으며 교활하게 웃음을 짓고 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하는 말,
父主之死 豈眞死乎小女之哭 豈眞哭也리요 하니

[부주지사 기진사호 소녀지곡 기진곡야] 
“아버지의 죽음은 어찌 진짜이며, 소녀의 울음은 어찌 참 울음이리요?” 하니
口苦無言하며 含笑而送之러라.[부 구고무언 함소이송지] 
아버지가 입이 괴로워서 아무 말 없이, 웃음을 머금고 딸을 시집으로 보내더라.
 
蹶然起(궐연기:벌떡 일어나)
 

 

웃어야 하는게 맞는지  울어야 하는 것이 맞는지

딸바보 아빠들께 올려봅니다.

돌지둥도 이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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