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애환

驅車兒[구거아]

돌지둥[宋錫周] 2025. 5. 1. 12:09

驅車兒[구거아]  兒時作[유시작], 어릴때 짓다.

權韠[권필]

수레를 모는 아이.

 

驅車兒[구거아] : 수레 모는 아이여
三十四十猶總角[삼십사십유총각] : 서른과 마흔에도 그대로 총각이라
有廬不居田不耕[유려불거전불경] : 집이 있어도 살지 않고 밭도 갈지 못하고
年年伐木在山谷[연년벌목재산곡] : 해마다 나무 베느라 산 골짜기에 있다네.
借問伐木何所用[차문벌목하소용] : 묻노니 나무는 베어다 어디에 쓰이는가
長安城中起樓閣[장안성중기루각] : 장안 성 가운데에 누각을 일으킨다하네.
樓閣連雲山木盡[누각련운산목진] : 누각은 구름과 이어지니 산의 나무 다하고
官家催促無虛日[관가최촉무허일] : 관가의 다급한 재촉은 비는 날이 없다네.
城南昨夜飛雨滑[성남작야비우활] : 성 남쪽에 지난 밤 비가 떨어져 미끄러운데
陌上春泥深沒膝[맥상춘니심몰슬] : 길 위에는 봄 진흙이 무릎이 빠지게 깊구나.
竟日十步五步間[경일십보오보간] : 하루 종일 열 걸음이나 다섯 걸음 사이이니
牛飢無草兒不食[우기무초아불식] : 소가 주려도 풀이 없고 아이도 먹지 못하네.
兒不食尙可[아불식살가] : 아이가 못 먹는 것은 오히려 견디지만
牛飢恐失足[우기공실족] : 소가 굶주리면 발을 잘못 디딜까 두렴다네.
驅車兒兒有辭[구거아아유사] : 수레 모는 아이여 아이가 할 말 있어
傍人問之亦悽惻[방인문즉역처측] : 곁에 사람 물어보니 역시 슬퍼 비참하네.
兒驅牛牛駕車[아구우우가거] : 아이는 소를 몰고 소는 멍에를 매니
牛蹄趵趵車轆轆[우제박박거록록] : 소 발굽은 터벅터벅 수레는 삐그덕 삐그덕
轆轆趵趵十餘歲[녹록박박십여세] : 삐그덕 삐그덕 터벅터벅 십여 년의 세월에
兒身無子牛無犢[아신무자우무독] : 아이 몸은 자식 없고 소는 송아지 없으니
一朝牛斃兒亦死[일조우폐아역사] : 하루 아침 소가 넘어지고 아이도 또한 죽으면
官家何處施鞭朴[관가하처시편박] : 관가는 어느 곳에다 큰 채찍을 뽐낼까.
願將此意叫天閽[원장차의규천혼] : 원컨대 장차 이러한 뜻을 대궐에 외치어
及時下令除苦役[급시하령제고역] : 제 때에 명령을 내려 괴로운 일을 없애면
兒但與牛相對眠[아단여우상대면] : 아이는 다만 소와 함께 서로 마주해 쉬며
日長村巷桑麻綠[일장촌항상마록] : 해가 긴 마을 거리에 뽕과 삼이 푸르리라.

 

趵趵[박박] : 터벅터벅, 자박자박.

轆轆[녹록] : 수레가 달려가는 소리, 그 모양.

天閽[천혼] : 天帝[천제]의 궁궐문, 도성의 하늘.

 

石洲集卷之二[석주집2권] 七言古詩[칠언고시]

權韠[권필, 1569-1612] : 자는 汝章[여장], 호는 石洲[석주]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구속받기 싫어하여

  벼슬하지 않은 채 야인으로 일생을 마쳤다.

  시재가 뛰어나 자기성찰을 통한 울분과 갈등을 토로하고,

  잘못된 사회상을 비판 풍자하는 데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서민 애환' 카테고리의 다른 글

棲烏問答[서오문답]  (0) 2025.06.09
過韓魯瞻[과한노첨] 故第[고제]感懷[감회]  (0) 2025.06.02
征婦詞[정부사]  (1) 2025.01.28
征婦怨[정부원]  (0) 2025.01.25
雜興五首[잡흥오수]  (0) 2025.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