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韓魯瞻[과한노첨] 泰增[태증] 故第[고제]感懷[감회]
金履坤[김이곤]
노첨 한태증의 옛 집을 지나며 회포를 느끼어.
老馬尋幽逕[노마심유경] : 늙은 말로 고요한 좁은 길 찾으니
蒼狵識舊顔[창방식구안] : 늙은 삽살개가 옛 얼굴을 알아보네.
如何開榻處[여하개탑처] : 어찌하여 책상 있던 곳이 열려있나
空自掩荊關[공자럼형관] : 헛되이 가시나무 문빗장 닫아주네.
寒日無多照[한일무다조] : 찬 햇살은 아름답게 비추지도 않고
浮雲不復還[부웁불부환] : 떠가는 구름은 다시 돌아오지 않네.
樓居眞逆旅[누거진역여] : 살던 누각 참으로 나그네를 맞는데
埋骨竟靑山[매골경청산] : 뼈를 묻은 산만이 마침내 푸르구나.
魯瞻[노첨] : 韓泰增[한태증,1703-?]의 자.
鳳麓集卷之一[봉록집1권] 詩[시]
金履坤[김이곤, 1712-1774] : 자는 厚哉[후재], 호는 鳳麓[봉록]
영조 때의 문신, 학자. 동궁시직, 신계현령 역임.
1762년(영조 38) 사도세자가 화를 입자
궐내로 달려가 통곡한 죄로 파직되었다.
시가 ·독서로 소일하다가, 1774년 신계현령이 제수되었다.
시가에서 독특한 체를 이룩하였는데, 그것을 봉록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