郡齋除夕[군재제석] 1 金昌協[김창협]
고을 관아에서의 섣달 그믐날 밤.
今日遂已暮[금일수이모] : 오늘도 마침내 이미 날 저물어
更鼓鳴我側[경고명아측] : 시간 알리는 북 내 곁에 울리네.
整襟爲坐久[정금위좌구] : 옷깃 여미고 오래도록 앉으려니
所思渺鄕國[소사묘향국] : 생각해보니 고향 마을 아득하네.
江門遠火明[강문원화명] : 강어귀엔 밝은 불빛이 멀어지고
郡樓微霰白[군루미산백] : 관아 누각 흰 싸락눈 어렴풋하네.
悲吟無與聽[비음무여청] : 슬피 읊지만 더불어 듣는이 없고
白髮不可摘[백발불가적] : 흰 머리털 들춰내기 불가하구나.
人生寄一世[인생기일세] : 인생이란 잠시 세상에 얹혀살며
忽忽幾今夕[홀홀기금석] : 대수롭지 않은 오늘 밤을 살피네.
逝者亦已多[서자역이다] : 죽은 사람들 또한 이미 뛰어났고
非今獨可惜[비금독가석] : 없는 오늘 홀로 몹시 아까워하네.
尙恨少年時[상한소년시] : 오히려 어린 나이 시절을 한함은
輕視日月擲[경시일월척] : 날과 달을 깔보고는 내버렸다네.
簪纓枉策名[잠영왕책명] : 높은 지위에 헛되이 이름 꾀하고
符綬晩懷祿[부수만회록] : 부절 인끈 늙어 녹봉을 생각하네.
屈指計所喪[굴지계소상] : 잃은 것을 손가락 굽혀 헤아리니
茫然不可復[망연불가복] : 아득하여 가히 돌이킬 수 없구나.
更鼓[경고] : 초경에서 오경까지의 시각을 알리기 위하여 치는 북.
忽忽[홀홀] : 문득, 갑자기. 대수롭지 아니함. 조심성이 없고 행동이 가벼움.
逝者[서자] : 죽은 사람, 돌아간 자.
輕視[경시] : 가볍게 여김, 가볍게 봄, 깔봄.
簪纓[잠영] : 잠과 곤의 끈, 높은 지위, 벼슬자리.
茫然[망연] : 아득함, 아무 생각없이 멍함.
農巖集卷之三[농암집3권]詩[시]
金昌協[김창협] : 1651-1708, 자는 仲和[중화], 호는 農巖[농암]·三洲[삼주]
'한시 겨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雪[설] (1) | 2023.12.18 |
---|---|
歲暮[세모] (0) | 2023.12.14 |
橘詩[귤시] (3) | 2023.12.06 |
漢都十詠[한도십영] 楊花踏雪[양화답설] (0) | 2023.11.17 |
戲呈副使柳于後[희정부사류우후] (1) | 2023.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