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詩人字癖[시인자벽]

돌지둥[宋錫周] 2024. 5. 15. 17:36

詩人字癖[시인자벽]

시인의 글자에 대한 나쁜 버릇.

 

尹潔[윤결]詩人也[시인야] 

自年少[자년소]無疾病[무질병] 

每恨詩中[매한시중]

不能着病字[불능착병자] 

一日患痁[일일한점]

擁衾寒戰曰[옹금한전왈]:

"自今吾詩中[자긍오시중] 

可下病字差幸矣[가하병자차행의]." 

聞者見齒[문자견치].

 

윤결은 시인인데

젊어서부터 질병이 없이

매양 시를 지을 때

병이란 글자를 붙여보지 못하더니, 

하루는 학질에 걸리자

이불을 끌어안고

오한에 떨면서 말하기를,

"이제부터 나의 시 가운데, 

病[병]자를 둘 수 있으니

다행이로다."하니, 

들은 사람들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野史氏曰[야사씨왈]:

"古語云[고운왈]白髮[백발]

花林所忌而入詩則新

[화림소기이입시즉신]

富貴世情所喜[부귀세정소희]

而入詩則陋[이입시즉루]

兩語[량어]信矣[신의]

病字入詩[병자입시] 

有何新奇也[유하신기야]."

 

야사씨가 말하기를

"옛말에 이르기를, 

백발은 꽃숲이 꺼리는 바이나

시에 들면 새롭고 

부귀는 세정이 기뻐하는 바이나

시에 들면 더럽다 하니

두 말이 믿을만 하도다. 

病[병]자가 시에 들어가게 되면

무슨 신기함이 있으리오.

 

杜詩曰[두시왈]:

瘧癘三秋孰可忍[학려삼추숙가인].’

子美之所苦也[두자미소고야] 

尹則樂之[윤즉락지] 

以病爲幸[이병위행] 

此亦癖詩之過也[차역피시지과야]."

 

두보의 시에 이르기를,

'염병 삼년을

누가 참을 수 있으리오.'했는데, 

두자미(두보)가 괴로워한 바라

윤씨는 이를 즐거워하고

병을 다행함을 삼으니

이는 지나친 시 버릇의

잘못이라 할 것이다."

 

 

尹潔[윤결, 1517-1548] : 자는 장원,

  호는 취부·성부.

  1548년 홍문관부수찬으로 재직중,

  친구인 안명세가 을사사화 때

  이기, 정순명 등이 현신들을

  많이 숙청한 사실을

時政記[시정기]에 기록한 일로

사형당하자, 그가 죄도 없이

죽음을 당했다는 발언을 했다가

진복창 등의 밀고로

문정왕후와 윤원형을 비판했다 하여

국문을 받았다.

장형을 받고 경원으로

귀양가게 되었으나,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진복창이 다시 문초할 것을 주장해

재차 매를 맞다가 죽었다.

시문에 능했다.

 

子美[자미] : 杜子美[두자미], 

  杜甫[두보]를 말함,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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