墮水赴衙[타수부아]
물에 떨어저 관아에 나아가다.
陽川縣有辛姓者[양천현유신성자]
性甚[성심]誕妄[탄망]
一日渡楊花津[일일도양화진]
淸風[청풍]徐來[서래]
江水如練[강수여련]
辛乃倚船而歎曰[신내의선이탄왈]:
"若使黃思叔在此[약사황사숙재차]
可與[가여]賦詩矣[부시의]."
양천현에
신씨 성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성품이 심하게
허탕하고 망령되었다.
하루는 양화진을 건널 때
맑은 바람이 천천히 불어오고
강물이 잔잔하거늘
신씨가 배에 의지하여
탄식해 말하기를,
"만약 황사숙이 여기 있다면
시를 읊을 수 있을텐데."하니,
思叔卽秋浦黃慎[사숙즉추포황신]
字也[자야].
時[시]秋浦[추포]
丁憂服襄[저우복양]
適同一船[적동일선]
秋浦[추포]諦視之則[체시지즉]
曾未識面者也[증미식면자야]
低聲問曰[저성문왈]:
"公知熟黃思叔乎[공지숙황사숙호]?"
사숙은 곧 추포 황신의 자다.
그때 추포는
부모님 상을 당하여 복을 입고
마침 같은 배에 있었는데
추포가 자세히 보니
도무지 알지 못하는 얼굴이라,
낮은 목소리로 묻기를
"그대는 황사숙을 잘 아시오?"하니,
丁憂[정우] : 부모의 喪[상]을 당함.
曰[왈]: "吾與此友[오여처우]
自少同榻[자소동탑]
其親莫言[기친막언]
思叔非獨能詩[사숙비동능시]
又善於四六[우선어사륙]
曾製[증제]
'魏野謝命畵幽居表'
[위야사명화유거표]
得句曰[득구왈]:
‘翠竹蒼松[취죽창송]
逕東西之彷彿[경동서지방불].’
신씨가 말하기를
"나는 그 벗과는
어려부터 함께 배웠고,
그 어버이는 말할 것도 없고
사숙은 시만 잘 짓는 것이 아니라
사륙문도 잘 지으니
일찍이 <위야사면화유거표>라는
글을 지을 때
글귀를 얻어 말하기를
‘푸른 대 푸른 소나무는
동서를 막론하고 비슷하도다.’하고
同榻[동탑] : 함께 배움
四六[사륙] : 사륙문, 한문체의 하나.
良久沉吟[양구침음]
未得未偶[미득미우]
余卽應之曰[여득응지왈]:
‘靑山綠水[청산록수]
屋上下之依稀[옥상하지의희].
非[비]的對也[적대야].’
思叔喜而用之[사숙휘이용지]
此句遂膾炙一世[차구수회자일세]
而實賴吾而成也[이실뢰오이성야]."
한참을 깊이 음미하나
對句[대구]를 얻지 못하였는데
내가 곧 응해 말하기를,
‘푸른 산 푸른 물은,
집의 위아래가 한결같도다.
이것이 적합한 대구가 아닌가요?’
했더니, 사숙이 기뻐하며 썼는데,
이 글귀가 드디어
세상에서 널리 말해졌는데,
실은 나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요."하니,
依稀[의희] : 변함이 적음, 한결같음.
的對[적대]; 접합한 대구.
膾炙[회자]; 회와 구운 고기,
칭찬 받는 화제거리로서
널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림.
秋浦心窃笑[추포심절소]
而不爲之辨矣[이불위지변의]
俄而[아이]舟泊將下[주박장하]
辛謂秋浦曰[신위추포왈]:
"同舟而濟[동주이제]
半晌談話[반오담화]
亦非偶然[역비우연]
願聞子人姓名[원문자인성명]."
추포가 마음에 몰래 웃고는
변명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배가 닿아서 내리자
신씨가 추포에게 말하기를
"같은 배를 타고 건너오고,
반나절이나 서로 이야기한 것이
또한 우연이 아니니
원컨대 그대의 성함을
듣고자 합니다."하니,
秋浦曰[추포왈]:
"我名黃慎也[아명황신야]"
辛[신]驚悟慙恧[경오참뉵]
不覺墮水[불각타수]
一時聞者[일시문자]
莫不[막불]捧腹[봉복].
추포가 말하기를
"나의 이름은 황신이요."하니
신씨가 놀라 깨닫고
크게 부끄러워하여
모르는 사이에 물에 떨어졌는데
한때 이를 들은 사람들이
배를 움켜쥐고
웃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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