范饒州坐中客語食河豚魚[범요주좌중객어식하돈어]
梅堯臣[매요신]
饒州[요주] 知府[지부] 范仲淹[범중엄]이 마련한 자리에서
하돈어(복어) 이야기를 꺼낸 손님이 있어
春洲生荻芽[춘주생적아] : 봄 물가에는 물억새 싹이 나오고
春岸飛楊花[춘안비양화] : 봄 언덕에는 버들개지 날리는구나.
河豚當是時[하돈당시이] : 참복어가 이맘때 쯤에 어울리지만
貴不數魚蝦[귀불수어하] : 귀하기 다른 어류 셈할 수 없다네.
其狀已可怪[기상이가괴] : 그 모양은 괴상하게 여길만 할 뿐
其毒亦莫加[기독역막가] : 그의 독은 또한 더하려 하지 말라.
忿腹若封豕[분복약봉시] : 성이 난 배는 마치 큰 돼지와 같고
怒目猶吳蛙[노목유화와] : 불거진 눈 오히려 큰 입의 개구리네.
庖煎苟失所[포전구실소] : 부엌에서 끓일 때 자칫 실수를 하면
入喉爲鏌鋣[입후위막야] : 목구멍에 들어가 칼의 날이 된다네.
若此喪軀體[약차상구체] : 이와 같이 사람의 몸을 해치는데도
何須資齒牙[하수자치아] : 어찌해 모름지기 치아에 의지할까?
持問南方人[지문남방인] : 남방의 사람에게 바루어 물어보니
黨謢複矜誇[당획복긍과] : 거듭 성내며 자랑질만 거듭하네.
皆言美無度[개언미도탁] : 다들 생각치 않고 맛있다 말하니
誰謂死如麻[수위사여마] : 누가 마비된 듯 죽는 일을 고할까 ?
我語不能屈[아어불능굴] : 나의 능히 굽힐 수 없다 말하며
自思空咄嗟[자사공돌차] : 몸소 생각에 헛되이 놀라 탄식하네.
退之來潮陽[퇴지래조양] : 퇴지(한유)는 조양에 좌천돼 와서
始憚餐籠蛇[시탄찬롱사] : 먼저 대그릇 속 뱀 먹길 꺼렸다네.
子厚居柳州[자후거류주] : 자후(유종원)은 유주에 거처할 때
而甘食蝦蟆[이감식하마] : 능히 두꺼비 고기도 달게 먹었다네.
二物雖可憎[이물수가증] : 두갖지 물건 비록 가히 증오하지만
性命無舛差[성명무천차] : 천성과 천명에 어긋남이 없다네.
斯味曾不比[사미증불비] : 이 맛은 일찌기 견줄 것이 없지만
中藏禍無涯[중장화무애] : 속에는 무한한 재앙을 감추었네.
甚美惡亦稱[심미악역칭] : 좋은 맛에는 또한 재앙 드러내니
此言誠可嘉[차언성가희] : 이 말씀은 참으로 가이 기리네.
梅堯臣[매요신, 1002-1060] : 자는 聖兪[성유], 당시에는 詞[사] 형식이 유행했는데,
이것은 애정을 노래한 민요에서 유래되어 정교한 표현과 과장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매요신은 이를 거부하고 과거의 '律詩[율시]'로 돌아가,
보다 평이하고 산문적인 형식을 완성하여 그의 주제의식과 소재에
보다 적합한 '자유로운' 목소리를 완성했다.
1038년 梅堯臣[매요신]은 建德縣[건덕현]에서 임기를 마쳤다.
당시 范仲淹[범중엄,989-1052]은 饒州[요주, 강서성 경덕진시
波陽縣(파양현)]를 다스리고 있으며
이들은 廬山[여산]을 유람하기로 하고 범중엄의 객사에 모였는데,
그중 한 사람이 입에서 침이 튀도록 복어 맛을 예찬했다.
이 시는 거기에서 촉발되어 지어진 것이다.
退之[퇴지] : 韓愈[한유,768-824]는 819년 정월 광동성 潮州[호주]에 좌천되었다.
장안을 출발하여 藍田關[남전관]을 지날 때 큰 눈이 내렸다.
그의 가족들도 경성에서 쫓겨났으며 12살 딸아이가 도중 병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一封朝奏九重天, 夕貶潮陽路八千. … 雲橫秦嶺家何在, 雪擁藍關馬不前.”
「初南食飴元十八協律」에 뱀에게서 받은 인상을 담았다.
子厚[자후] : 柳宗元[유종원, 773-819]은 815년 柳州[유주,광서성] 자사로 부임하였다.
유종원이 두꺼비 고기를 먹었다는 내용은
한유의 答柳柳州食蝦蟆[답류유주식하마]에 담겨 있다.(본블러그 참조)
유종원의 원 시는 문집에 없다.
甚美[심미] : 춘추좌전 昭公[소공] 28년 조에 "甚美必有甚惡[심미필유심악]."
곧 매우 좋은 것에는 반드시 매우 나쁜 점이 있다.
歐陽修[구양수, 1007-1072]의 六一詩話[육일시화]에 이 시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시의 앞 네 구절을 소개하고는, "복어는 늦봄에 올라온다.
떼 지어 헤엄치면서 버들개지를 먹고 살이 오른다.
남방 사람들은 갈대 싹과 함께 국을 끓이면 맛이 기막히다고 한다.
그러니 시를 아는 사람은 두 구절을 破題[파제]하면
복어의 좋은 점을 다 말했다고 여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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