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유, 한유

聞砧[문침]

돌지둥[宋錫周] 2023. 8. 2. 06:22

聞砧[문침]   孟郊[맹교]

杜鵑聲不哀[두견성불애] : 두견새의 소리마저 슬프지 아니하고
斷猿啼不切[단원제부절] : 끊어진 원숭이 울음 애절하지 않구나.
月下誰家砧[월하수가침] : 달빛 아래 어느 집에서 다듬이질하나
一聲腸一絶[일성장일절] : 하나의 소리에 창자 하나가 끊어지네.
杵聲不爲客[저성불위객] : 다듬이 소리 나그네를 위함이 아니오
客聞髮自白[객문발자백] : 나그네 소리 듣고 머리 절로 희어지네.
杵聲不爲衣[저성불위의] : 다듬이질 소리 옷을 다스림이 아니고
欲令游子歸[욕령유자귀] : 장차 나그네로 하여금 돌아가라 하네.


孟郊[맹교, 751-814] : 성당기의 시인, 자는 東野[동야]

   고향에서 은둔생활을 하였고

   韓愈[한유]의 복고주의에 동조한 악부나 고시가 많다.

 

杵聲[저성, 다듬이 소리] !

우리의 기억 저 너머로 잊혀져 가긴 해도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처럼 포근한 소리이다.

그치거나 끊어짐이 없이

아련한 그리움을 일으키는 정겨운 울림.

한데 객지를 떠도는 시인에게 이 울림은 외려

‘소리 소리마다 애간장이 끊어지는’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이를 시인은 피 토하듯 울음 우는

두견새와 斷腸[단장]의 원숭이에 견준다.

 

전설 속 望帝[망제] 杜宇[두우]가 죽은 후

두견새로 변하여 구슬프게

망국의 한을 피울음으로 운다는 悲嘆[비탄]의 화신.

붙잡힌 새끼를 구하려 어미 원숭이가 안간힘을 쓰다

애간장이 다 끊어졌다는 애절한 모정.

 

그런 두견새와 원숭이의 비통조차도

자신과는 비견될 수 없다고 탄식한다.

다듬이 소리에 뭉클 치솟는 思母[사모]의 정 때문에

나그네는 머리카락마저 하얗게 셀 지경이다.

마침내 시인은 다듬이 소리에서

자신의 귀향을 재촉하는 목소리를 감지한다.

예부터 다듬질을 읊은 시의 주인공은

주로 남편을 변방 수자리로 내보낸 아내들.

오랜 원정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정서를 표출했다.

‘장안 하늘엔 한 조각 달,

집집마다 다듬이 소리. …

언제면 오랑캐를 평정하고

낭군께선 원정을 마치실는지’라는

이백의 시가 그 예다.

다듬이 소리를 사모곡으로 연결한

맹교의 착상은 그래서 더 참신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