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命詩 [절명시] 梅泉 黃玹[매천 황현 :1855-1910]
亂離滾到白頭年[난리곤도백두년] : 난리 속에 어느덧 백발이 되었으나
幾合損生却未然[기합손생각미연] : 몇 번이고 죽어야 했지만 그리 하지 못하였네.
今日眞成無可奈[금일진성무가나] : 오늘에는 더 이상을 어찌할 수 없게 되었으니
輝輝風燭照蒼天[휘휘풍촉조찬천] : 바람에 날리는 촛불만이 하늘에 밝게 비치는구나.
妖氛晻翳帝星移[요분암예제성이] : 불길한 기운이 어둡게 가려 황제의 별 옮겨가니
久闕沉沉晝漏遲[구궐침침주루지] : 오래된 궁궐은 침울하고 한 낮의 번뇌는 오래가네.
詔勅從今無復有[조칙종금무부유] : 이제는 따를 조칙마저 다시 없을 것이러니
琳琅一紙淚千絲[임랑일지루천사] : 옥소리 같은 종이에 천줄기 눈물이 떨어지는구나.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 새와 짐승도 슬피울고 바다와 산악도 눈살을 찌푸리니
槿花世界已沉淪[근화세계이침륜] : 무궁화 꽃핀 온 세상은 이미 원기를 잃고 망했다오.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 근심의 등불에 보던 책을 덮고 먼 옛날을 생각하니
難作人間識字人[난간인간식자인] : 참다운 지식인 되어 인간세상 만들기 어렵구려.
曾無支厦半椽功[증무지하반연공] : 일찍이 문간방 지탱하는 서까래 반만한 공도 없었고
只是成仁不是忠[지시성인불시충] : 다만 인을 이루고 덕을 갖추었을 뿐 충성은 아니라네.
止竟僅能追尹穀[지경근능추윤곡] : 마침내 끝내고 '윤곡'을 겨우 뒤 따를수 있으니
當時愧不躡陣東[당시괴불섭진동] : 그때의 '진동'을 뒤쫒지 못함을 부끄러워 할 뿐이로다.
尹穀[윤곡] : 죽음으로 의리를 지킨 송나라 사람.
震東[진동] : 의병을 모아 항거하며 의리를 지킨 송나라 사람.
1905년 을사 늑약을 당하자 聞變三首[문변삼수]와 五哀詩[오애시]를 지어 울분을 토로함.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일 이후 식음을 전폐하고 10일 뒤 9월 9일 절명시 4수를 남기고 순국.
梅泉集[매천집] 卷五[권오] 長水黃玹雲卿著[장수황현운경저] 絶命詩[절명시] 1913년 간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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