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眩名求實[현명구실]

돌지둥[宋錫周] 2024. 2. 26. 08:55

眩名求實[현명구실] 

이름을 잘못 알고 실제를 구하다.

 

古者[고자]各陵[각릉] 

有助辨千戶[유조변천호] 

盖擇陵軍之稍解事者

[개택릉군지초해사자]

助辨[조변]奠物者也[존물자야] 

俗漸訛傳 而謂之[속점와전이위지] 

早飯千戶也[조반천호야].

옛날에 각 능에는

조변천호가 있었는데, 

대개 능군이 조금이라도 일을

잘 처리하는 자를 가려서 시켰었다. 

조변은 제사 물품을 진열하는 자니, 

세속에서 잘못 전해져서, 

조반천호라 불렀다.

 

 

有一典祀官[유일전시관] 

早起餒甚[조기뇌심] 

早飯於千戶[책조반어천호] 

則千戶辭以無前規

[즉천호사이무전규]

其官怒曰[기관노왈]:

"汝以早飯千戶[여이조번천호] 

不能供飯乎[위명불은공반호] 

聞者[문자]絶倒[절도].

한 전시관이 있는데

일찍 일어나 매우 배가 고파서

천호에게 조반을 올리지 않음을

꾸짖으니, 

천호가 전에 그런 규정이 없다고

변명하거늘, 

그 관원이 화를 내며 말하기를,

"너는 조반천호라 하는데, 

밥을 지어 바칠 수 없단 말이냐?"

하니, 

들은 사람들이 배를 안고 웃었다.

 

 

古者[고자]州縣[주현] 

有[유]安逸戶長[안일호장] 

盖謂首任老吏[개위수임로리] 

不差他役者也[불차타역자야]

別星巡到一邑[일별성순도] 

有吏來見[유리래견]

 

옛날에 주현에

안일호장이 있었는데, 

이는 대개 가장 늙은

아전이 하게 되어,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한 임금의 명을 받은 사또가, 

순행하다가 한 읍에 이르니, 

아전이 와서 뵙거늘,

 

 

問之曰[문지왈]:

"汝何爲者[여하위자]?" 

對曰[대왈] :

"安逸戶長也.[안일호장야] 

其官怒曰[기관노왈] :

"不小別星來到[불소별성래도], 

實鄕吏何不來見[실향리하불래견] 

而安逸戶[안일호장]

長敢來耶[장감래야]?”

 

물어 말하기를,

"너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하니, 

대답하기를, "안일호장입니다."하니 

그 관원이 화를 내며 말하기를

 "작지 않은 별성이 왔는데, 

실제의 향리는 어찌 와서 뵙지 않고, 

안일호장이 감히 왔는고?”하였다.

 

安逸[안일] : 편안하고 한가로움.

安逸戶長[안일호장] : 고려 때

 나이가 일흔이 되어 퇴직한 호장.

戶長[호장] : 향리의 제일 으뜸 벼슬,

別星[별성] : 奉命[봉명] 사신,

    임금의 명을 받은 신하.

 

 

盖方言非字釋音[개방언비자석음] 

與安逸[여안일]相同故[상동고] 

疑其非戶長而來[의기비호장이래] 

聞者大噳[문자대우].

대개 방언으로, 非[아닐 비]

풀이한 음이, 안일과 같기 때문에, 

호장이 아닌 사람이 온 것이라

의심함이니, 

들은 사람들이 크게 웃었다.

 

 

野史氏曰[야사씨왈]:

"世有恂名責實[세유순명책실] 

而蔑效者[이멸효자] 

又有名實俱眩而誤用者

[우유명실구현이오용자]

,楊雄以儒爲名而

[석,양웅이유위명이]

臣事莽朝[신사망조]

 

야사씨가 말하기를

"세상에는 그 이름만 보고

실제 책임을 물어 효과가

없게 하는 자가 있으니 

또한 이름과 실제에

모두 어두워

잘 못 쓰는 자가 있으니

옛날 양웅이 선비로써

신하가 되어

조정에 분주히 들나들고,

 

 

盧藏用以隱稱名[노장용이은칭명] 

而取譏捷徑[이취기첩경]

斯二者,[사이자]

名則是而實則非也

명즉시이실즉비야]

亦與早飯安逸之非

역여조반안일지비]

其任[기임]類矣[류의].

 

노장용은 은퇴하여

이름을 얻었으나

쉽게 비방을 받았으니

이 두 사람은, 

이름은 옳으나, 

실인즉 그르니, 

또한 조반안일의 그릇됨과 함께

그 책임이 비슷하다 할 것이다.

 

'고금소총' 카테고리의 다른 글

佯辭指環[양사지환]  (2) 2024.03.14
好古破産[호고파산]  (0) 2024.03.07
荷印矜爵[하인긍작]  (0) 2023.12.13
畵梨記姓[화리기성]  (0) 2023.12.06
牛皮蒙面[우피몽면]  (3) 2023.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