眩名求實[현명구실]
이름을 잘못 알고 실제를 구하다.
古者[고자]各陵[각릉]
有助辨千戶[유조변천호]
盖擇陵軍之稍解事者
[개택릉군지초해사자]
助辨[조변]奠物者也[존물자야]
俗漸訛傳 而謂之[속점와전이위지]
早飯千戶也[조반천호야].
옛날에 각 능에는
조변천호가 있었는데,
대개 능군이 조금이라도 일을
잘 처리하는 자를 가려서 시켰었다.
조변은 제사 물품을 진열하는 자니,
세속에서 잘못 전해져서,
조반천호라 불렀다.
有一典祀官[유일전시관]
早起餒甚[조기뇌심]
責早飯於千戶[책조반어천호]
則千戶辭以無前規
[즉천호사이무전규]
其官怒曰[기관노왈]:
"汝以早飯千戶[여이조번천호]
爲名不能供飯乎[위명불은공반호]
聞者[문자]絶倒[절도].
한 전시관이 있는데
일찍 일어나 매우 배가 고파서
천호에게 조반을 올리지 않음을
꾸짖으니,
천호가 전에 그런 규정이 없다고
변명하거늘,
그 관원이 화를 내며 말하기를,
"너는 조반천호라 하는데,
밥을 지어 바칠 수 없단 말이냐?"
하니,
들은 사람들이 배를 안고 웃었다.
古者[고자]州縣[주현]
有[유]安逸戶長[안일호장]
盖謂首任老吏[개위수임로리]
不差他役者也[불차타역자야]
一別星巡到一邑[일별성순도]
有吏來見[유리래견]
옛날에 주현에
안일호장이 있었는데,
이는 대개 가장 늙은
아전이 하게 되어,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한 임금의 명을 받은 사또가,
순행하다가 한 읍에 이르니,
아전이 와서 뵙거늘,
問之曰[문지왈]:
"汝何爲者[여하위자]?"
對曰[대왈] :
"安逸戶長也.[안일호장야]
其官怒曰[기관노왈] :
"不小別星來到[불소별성래도],
實鄕吏何不來見[실향리하불래견]
而安逸戶[안일호장]
長敢來耶[장감래야]?”
물어 말하기를,
"너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하니,
대답하기를, "안일호장입니다."하니
그 관원이 화를 내며 말하기를
"작지 않은 별성이 왔는데,
실제의 향리는 어찌 와서 뵙지 않고,
안일호장이 감히 왔는고?”하였다.
安逸[안일] : 편안하고 한가로움.
安逸戶長[안일호장] : 고려 때
나이가 일흔이 되어 퇴직한 호장.
戶長[호장] : 향리의 제일 으뜸 벼슬,
別星[별성] : 奉命[봉명] 사신,
임금의 명을 받은 신하.
盖方言非字釋音[개방언비자석음]
與安逸[여안일]相同故[상동고]
疑其非戶長而來[의기비호장이래]
聞者大噳[문자대우].
대개 방언으로, 非[아닐 비]의
풀이한 음이, 안일과 같기 때문에,
호장이 아닌 사람이 온 것이라
의심함이니,
들은 사람들이 크게 웃었다.
野史氏曰[야사씨왈]:
"世有恂名責實[세유순명책실]
而蔑效者[이멸효자]
又有名實俱眩而誤用者
[우유명실구현이오용자]
昔,楊雄以儒爲名而
[석,양웅이유위명이]
臣事莽朝[신사망조]
야사씨가 말하기를
"세상에는 그 이름만 보고
실제 책임을 물어 효과가
없게 하는 자가 있으니
또한 이름과 실제에
모두 어두워
잘 못 쓰는 자가 있으니
옛날 양웅이 선비로써
신하가 되어
조정에 분주히 들나들고,
盧藏用以隱稱名[노장용이은칭명]
而取譏捷徑[이취기첩경]
斯二者,[사이자]
名則是而實則非也
명즉시이실즉비야]
亦與早飯安逸之非
역여조반안일지비]
其任[기임]類矣[류의].
노장용은 은퇴하여
이름을 얻었으나
쉽게 비방을 받았으니
이 두 사람은,
이름은 옳으나,
실인즉 그르니,
또한 조반안일의 그릇됨과 함께
그 책임이 비슷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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