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荷印矜爵[하인긍작]

돌지둥[宋錫周] 2023. 12. 13. 23:17

荷印矜爵[하인긍작] 

도장 상자를 걸머지고

벼슬을 자랑하다.

 

一伜[일쉬]道遇三人[도우삼인] 

一人荷死鹿[일인하사진]

伜問曰[쉬문왈] :

"汝等三人同行[여등삼인동행] 

捕鹿者誰耶[포록자수야]?" 

荷鹿者對曰[하록자대왈]:

"此鹿[차록]吾所捕故[오소포고]

吾自荷之[오자하지] 

豈可使他人荷之[기가사타인하지]?"

 

한 사또가 길에서

세 사람을 만났는데, 

한 사람이 죽은 사슴을 걸머졌거늘

사또가 묻기를,

"너희들 세 사람이 동행하는데, 

사슴을 잡은 사람은 누구냐?"하니, 

사슴을 걸머진 자가 대답하기를

"이 사슴은 제가 잡은 것이기에

제가 스스로 걸머지고 갑니다. 

어찌 다른 사람을 시켜

걸머지고 가게 하겠습니까?"하니,

 

 

黙然心語曰[쉬묵언심어왈]:

"此人荷鹿[차인하록]

使人知其自捕[사인지기하포]

而矜其能也[이긍기능야]

印是吾印[인시오인]

 而使通引荷[이사통인하지]

觀者必錯認通引爲印主也

[관자필착인통인위인주야]

 

사또가 말없이 속으로 말하기를

이 사람이 사슴을 걸머진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스스로 잡은 것을 알게 하여, 

그 능력을 자랑하고자 함이니, 

관인은 나의 도장인데, 

통인을 시켜 갖고 있게 하면, 

보는 사람들이 반드시

통인이 도장의 주인이라

잘못 알 것이다.

 

 

未若吾自荷之[미약오자하지]

而使人知吾之爲印主也."

[이사인지오지위인주야]"

卽呼通引使來前曰:

[즉호통인사래전왈]

"汝所荷印[여소하인] 

非汝印也[비여인야] 

乃吾所用之印也[내오소용지인야] 

吾當自荷[오당자하]."

 

내가 스스로 갖고 있음만 못하니

사람들이

내가 도장의 주인인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생각하고, 

곧 통인을 불러

앞으로 나오게 하고 말하기를

 "네가 가지고 있는 도장은

너의 도장이 아니고, 

곧 내가 쓰는 도장이니, 

마땅히 내가 스스로 가지리라."

하고,

 

卽取而荷之[즉취이하지], 

乘馬而去[승마이거] 

則道路觀者[즉도로관자]

駭之曰[해지왈]:

"觀其行色[관기행색]

羅將在前[나장재전]

隨陪通引在後[수부통인재후] 

騶從挾左右[추종협좌우]

 

곧 빼앗아 지고

말을 타고 가니, 

길가에서 보는 사람들이

놀라며 말하기를,

"그 행색을 보면

나장이 앞에 있고, 

통인이 따로 모시어 뒤에 있고, 

추종하는 사람이 좌우에 따르니,

 

以是官員[이시관원] 

觀其荷印[관기하인] 

則以是吏也[즉이시리야], 

其在後者[기재후자]

的是官員而使吏荷印

[적시관원이사리하인]

前導之也[전도지야].

 

이는 관원이

도장 상자를 걸머진 것을 보면, 

이는 곧 아전이니, 

그 뒤에 있는 자는 정확히

이곳 관원이어서, 

아전으로 하여금

도장 상자를 걸머지고

앞에서 인도하는 것이리라."

하였다.

 

野史氏曰[야사씨왈]:

"此伜[차쉬]荷印[하인], 

欲明其爲伜[욕명기위쉬]

而道傍觀光者[이도방관광자] 

目之以非伜[목지이비수] 

是其自取也[시기자취야], 

世之居高位[세지거고위] 

不稱其職者[불칭기직자] 

全沒體面而取人非笑

[전몰체면이취인비소]

何以異於此伜耶[하이리어차쉬야]"

 

야사씨가 말하기를

"이 사또의 도장 상자를 걸머짐은

 지가 사또임을 밝히고자 함이요, 

길가에서 보는 자는

그가 사또가 아니라고 보니

이는 스스로 취한 것이라, 

세상에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그 직책에 맞게 처신하지 않으면

전혀 체면이 없이

다른 사람의 비웃음을 사니, 

어찌 이 사또와 다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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