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인

生涯[생애] 金浩然齋[김호연재]

돌지둥[宋錫周] 2016. 5. 23. 17:43

 

          生涯[생애]        金浩然齋[김호연재]

 

生涯唯見白雲扉[생애유견백운비] : 생애에 다만 보는건 문짝과 흰 구름뿐

知是南州一布衣[지시남주일포의] : 남쪽 고을의 벼슬없는 베옷임을 알겠네.

日暮寒天歸路遠[일모한천귀로원] : 날은 저물고 찬 하늘 돌아갈 길 멀기에

且將樽酒欲爲迷[차장준주욕위미] : 문득 술동이 술로 심취하고자 하노라.

 

 

          謾吟[만음]

 

夜靜溪山玉漏長[야정계산옥누장] : 고요한 밤 텅빈 산에 시간은 길고
黃花浥露小庭香[황화읍로소정향] : 국화 꽃 이슬 머금어 작은 뜰이 향기롭네.
樞星倒嶺雪華散[추성도령설화산] : 북극성 고개로 움직여 구름 꽃은 흩어지고
落月盈軒秋色凉[낙월영헌추색량] : 지는 달 창에 가득 가을 빛 쓸쓸하구나.
微酒半醒志氣濶[미주반성지기활] : 처음 술 반쯤 깨니 마음과 기운이 트이고
新詩欲動世情忘[신시욕동세정망] : 새로운 시에 감응하니 세상의 욕망을 잊노라.
自歎自歎身何似[자탄자탄신하사] : 스스로 읊고 몸소 화답하니 이 몸은 무엇인가?
無樂無悲一醉狂[무락무비일취광] : 즐거움도 슬픔도 없이 잠시 취한 미치광이라네. 

 

        

          謾吟[만음]

 

綠水冷冷籬外在[녹수냉냉리외재] : 차고 쌀쌀한 푸른 물은 울타리 밖에 있고
靑山隱隱檻前生[청산은은함전생] : 숨은듯 흐릿한 푸른 산은 난간 앞에 싱싱하네. 
功名祗是黃梁夢[공명저시황양몽] : 공명은 다만 한갓 황량의 꿈일 뿐 
何事區區與世爭[하사구구여세정] : 무엇을 구구하게 세상과 더불어 다투리오.

 

金浩然齋 遺稿 中[김호연재 유고 중]

 

金浩然齋[김호연재, 1681-1722]  안동 金씨로 고성 군수를 지낸 김성달의 넷째 딸로

충남 홍성 갈산 오두리에서 태어나 19세에 동춘당 송준길의 종손인 小大軒[소대헌]

송요화[1682-1764]와 결혼하여 28세에 아들 송익흠(보은 현감, 號 : 오숙재)을 낳고,

딸을 낳았으며, 4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남.

申師任堂[신사임당,1504-1551], 許蘭雪軒[허난설헌, 1563-1589]에 이어

任允摯堂[임윤지당, 1721-1793] 등 16세기 후반부터 19세기 까지 여류문인들이

대체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며 17세기에서 18세기로 넘어가는 여류문학사의 맥을 형성하는데

시인 김호연재[金浩然齋, 1681-1722]가 있슴.


호연재 김씨는 출가한 이래 法泉[법천]이라 부르는 큰 시냇물이 흐르던

지금의 대전광역시 대덕구 송촌동 있는 小大軒 古家[소대헌 고가],

송용억 가옥: 市 민속자료 제2호)에서 살면서 이 지역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틈틈이 지은 漢詩 224편의 작품이 전해오고 있다.
그녀가 살던 은진 宋씨 송준길家의 동춘당 소대헌은 지금의 동춘당공원 안에 옛날 그대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