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봄

次邀月亭主人李廣文[차요월정주인이광문]

돌지둥[宋錫周] 2025. 2. 15. 10:11

次邀月亭主人李廣文[차요월정주인이광문]  權好文[권호문]

요월정 주인 이광문을 차하여.

 

無聲詩耀浩然亭[무성시요호연정] : 소리 없는 시가 빛나며 정자는 넓고 큰데다
又有煙巒展彩屛[우유연산정채병] : 또 넉넉하게 안개 낀 산 채색 병풍 펼쳐졌네.
層檻月高琴韻闌[층란월고금은란] : 높은 누각 달은 멀어 거문고 소리 깊어지니
方塘風靜鏡先平[방당풍정경선평] : 장차 바람 고요한 연못 평평한 거울 앞서네. 
興酣花柳爭春日[흥감화류쟁춘일] : 흥겹게 무르익은 꽃과 버들 봄 날을 다투고
情着棋樽占暮齡[정저기준점모령] : 바둑과 술잔에 드러난 정취 만년을 엿보네. 
塵世窮通都夢鹿[진세궁통도몽록] : 티끌 많은 세상 깊이 생각하나 모두 사슴 꿈
覓閑端合了浮生[멱한단합료부생] : 한가함 찾아 생각 더하며 덧없는 인생 마치리.

 

無聲詩[무성시] : 소리 없는 시라는 뜻으로,

   훌륭하고 멋진 그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成侃[성간]의 시에 "詩爲有聲畫[시위유성화] : 시는 소리 나는 그림,

   畫乃無聲詩[화내무성시] : 그림은 소리 없는 시."라는 구절이 있다.

   眞逸遺稿 卷3[진일유고 3권] 寄姜景愚[기강경우].

窮通[궁통] : 성질이 침착하여 깊이 생각함.

夢鹿[몽록] : 사슴 꿈, 옛날에 정나라 사람이 땔나무를 하러 갔다가

   사슴을 잡고서 남이 볼까 봐 깊은 구덩이에 감춰 두고

   芭蕉[파초] 잎으로 덮어 놓고는 좋아하다가,

   이윽고 그 사슴 감춰 둔 곳을 잊어버리자 꿈이라 여기고 길을 가면서

   계속 그 사실을 혼자 중얼거렸다. 곁에서 그 말을 들은 자가 마침내

   그의 말대로 그곳을 찾아가 사슴을 취하여,

   집에 돌아가서 아내에게 말하기를

   "아까 땔나무하던 사람은 꿈에 사슴을 얻고도 그곳을 알지 못했고,

   내가 지금 그 사슴을 얻었으니, 저 사람은 참으로 꿈을 꾼 사람일 뿐이다.

   [向薪者夢得鹿而不知其處, 吾今得之, 彼直眞夢者矣.]"라고 했다.

   전하여 흐리멍덩한 일이나 혹은 득실의 무상함을 비유한다. 《列子 周穆王》

 

松巖先生別集卷之一[송암선생별집1권] / 詩[시]

權好文[권호문,1532-1587] : 자는 章仲[장중], 호는 松巖[송암].

  독락팔곡, 한거십팔곡, 송암집 등을 저술한 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