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我石邀飮共賦[이아석요음공부]
分韻玉壺買春賞雨茅屋[분운옥호매춘상우모옥]
余得春字七絶[여득춘자칠절]
二月望日[이월망일] : 이월 보름날에.
金允植[김윤식]
이아석을 맞이하여 술을 마시다 함께 읊었다.
‘옥 호 매 춘 상 우 모 옥’을 운자로 나누었는데,
나는 ‘춘’ 자를 얻어 칠언 절구를 지었다.
嫩寒輕暖近花辰[눈한경난근화신] : 경미한 추위 가벼운 온기 꽃 피는 철 가깝고
郡閣東風柳色新[군각동풍류색신] : 고을 관서의 봄 바람에 버드나무 빛은 새롭네.
枝上提壺應解事[지상제호응해사] : 가지 위의 사다새는 아마도 사물을 잘 알기에
君家初試甕頭春[군가초시옹두춘] : 그대 집에서 처음 익은 술 비로소 시험해보리.
甕頭[옹두] : 처음 익는 술, 甕頭春[옹두춘], 오두를 멋스럽게 이르는 말.
蓮桂堂深隔市塵[연계당심격시진] : 연계당은 깊어서 저자의 티끌과 막혀있고
我石所寓司馬齋一名蓮桂堂[아석소우사마재일명연계당]庭有興學碑[정유흥학비]
아석의 거처는 司馬齋[사마재]인데 일명 연계당이라고도 한다. 뜰에 興學碑[흥학비]가 있다.
庭碑苔蝕草如茵[정비태식초여인] : 뜰의 비석 이끼 쓸고 풀은 수레의 깔개 같네.
晴窓點易爐煙細[청창점역로연세] : 개인 창가 주역 권점 칠 때 화로 연기 가늘어
靜裏閒看六六春[정리한간육륙춘] : 고요함 속에 한가로이 육륙춘을 바라보네.
點易[점역] : 당나라 때 神仙[신선]을 매우 좋아했던 高騈[고변]의 步虛詞[보허사]에
"靑溪道士人不識[청계도사인불식] : 청계산 도사를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上天下天鶴一隻[상천하천학일척] :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학 한 마리뿐이로다.
洞門深鎖碧窓寒[동문심쇄벽창한] : 동굴 문 깊이 잠기고 푸른 창은 춥기만 한데,
滴露硏朱點周易[적로연주점주역] : 이슬방울로 주묵 갈아 주역에 권점 찍노라."
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六六春[육륙춘] : 소옹의 시구인 ‘三十六宮都是春[삼십육궁도시춘]’에서 따온 말.
三十六宮[삼십육궁]은 64괘를 가리킨다.
8괘 중에 乾[건]ㆍ坤[곤]ㆍ坎[감]ㆍ離[리]의 네 괘는 상하 대칭이므로 항상하지만
나머지 넷은 상하로 뒤집으면 달라진다.
따라서 震[진]은 뒤집으면 艮[간]과 같고 巽[손]은 兌[태]와 같다.
그러므로 이들을 각각 하나로 치면 8괘가 6괘가 된다.
8괘의 배수로 64괘를 얻듯 6괘의 배수로 36괘를 얻을 수 있다고 치면
36은 곧 온 세상, 온 시절을 총칭하는 수가 된다.
즉, 온 세상이 늘 모두 봄이라는 말이다.
兒生百日已知人[아생백일이지인] : 아이 난 지 백 일이면 사람 이미 알아보고
昨日我石新生兒百日也[작일아석생아백일야]
어제가 아석 신생아의 백일이었다.
佳氣葱蘢寶樹春[가기총롱보수준] : 화창한 날 푸르게 우거져 보수가 진작하네.
此是住持來世物[차시주지래세물] : 이에 무릇 머물러 버터낼 내세의 물건이니
自應吾輩屬前塵[자응오배속전진] : 스스로 응한 우리 무리 앞선 티끌에 속하네
寶樹[보수] : 가문을 빛낼 子姪[자질]을 이른다. 謝安[사안]이 자질들에게
“子弟[자제]가 人事[인사]와 무슨 관계가 있기에
사람들은 자제가 아름답게 되기를 바라느냐?”라고 묻자,
그 조카 謝玄[사현]이 "비유하자면 芝蘭玉樹[지란옥수]가
자기 집 정원에 나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晉書 卷79[진서 79권] 謝玄列傳[사현열전]
金允植[김윤식,1835-1922] : 정세에 민감한 변신의 명수.
영악한 처세술로 교활한 처신을 했으며, 때로는 일제에 영합하는가 하면
짐짓 독립운동을 후원하는 시늉을 하는 등 요리조리 명망을 누리며 이권을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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