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봄

四月一日半山齋醵飮[사월일일반산재거음]

돌지둥[宋錫周] 2021. 8. 20. 21:19

四月一日半山齋醵飮[사월일일반산재거음]   黃玹[황현]

4월 1일 반산재에서 추렴하여 마시다.

 

遲君卽到午天初[지군즉도오천초] : 느린 그대가 가까이 이르니 비로소 한 낮인데 
此約兼旬石不如[차약겸순석불여] : 이 약속은 열흘을 더 넘겼으니 돌만 못했었지. 
始擬百錢村店酒[시의백전촌점주] : 바야흐로 백전으로 마을 가게의 술 견주었는데 
能來半尺峽江魚[는래반척협강어] : 능히 반 자나 되는 협강의 물고기로 위로하네.
豐年雨足花齊發[풍년우족화제발] : 비가 넉넉한 풍년이라 꽃이 가지런히 피어나니 
福地山明樹漸疎[복지산경수점소] : 선인이 사는 산은 밝고 나무는 점점 거칠어지네. 
夏隴春疇忘路久[하롱춘주망로구] : 봄 이랑과 여름 두둑의 길을 잊은지 오래이니 
古人容有筆爲鋤[고인용유필위서] : 고인의 몸가짐 독차지하여 붓을 호미로 삼았네.

 

醵飮[거음, 갹음] : 여러 사람이 술값을 분담하여 술을 마심.

午天[오천] : 낮의 한 가운데, 낮 12시를 전후한 때.

兼旬[겸순] : 순을 겸한다는 뜻으로, 기간이 열흘 이상 걸림.

峽江[협강] : 굽이진 곳이 좀 넓고 강기슭이 다소 낮으며 그리 깊지 않은 협만.

福地[복지] : 仙人[선인]이 사는 곳, 복을 누리며 살만한 땅, 地德[지덕]이 좋은 땅.

忘路[망로] : 밭두둑 길을 잊음은 곧 독서와 저술에 전념하여 바깥출입이 없음을 의미.

筆爲鋤[필위서] : 世說新語[세설신어] 賞譽[상예]에, 당대의 뛰어난 문사 陸雲[육운] 등을 가리켜

   凡此諸君[범차제군] : 무릇 이상의 제군은

   以洪筆爲鋤耒[이홍필위서뢰] : 큰 붓을 호미와 쟁기로 삼고,

   以紙札爲良田[이지창위량전] : 종잇장을 좋은 밭으로 삼았다.라고 하였다.

 

梅泉集第一券[매천집1권] 詩○壬辰稿[시 임진고]

壬辰稿[임진고] : 1892년(고종29), 매천의 나이 38세 때 시고.

黃玹[황현 : 1855-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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