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봄

卽事[즉사]

돌지둥[宋錫周] 2023. 1. 30. 17:59

卽事[즉사]     李荇[이행]

즉흥적으로 읊다.

 

茅茨四面僅如船[모자사면근여선] : 띳풀 집의 사방 면은 가까스로 배와 같고 
枳棘重圍不見天[지극중위불견천] : 탱자 가시가 겹쳐 둘러 하늘은 보이지 않네. 
淡坐漸知春晝永[담좌점지춘주영] : 담백히 앉아서 점점 봄 낮이 길어짐 알겠고  
乾愁更惜物華遷[건수경석물화천] : 덧없는 근심에 물건 빛 바뀜이 더욱 아깝네. 
十年多難功名薄[십년다난공명박] : 십 년의 많은 어려움에 공명은 보잘 것없고 
白首離群疾病纏[백수리군질병전] : 흰 머리로 무리를 떠나니 질병만 얽혔구나. 
挾筴讀書終底用[협책독서종저요] : 대쪽 끼고 책을 읽은들 끝내 쓰임이 막히고 
世間岐路劇茫然[세간기로극망연] : 세상 사이의 갈림 길 번거롭고 아득하구나. 

 

茅茨[모자] : 茅屋[모옥], 띠풀로 엮은 집, 초가집.

物華[물화] : 물건의 빛, 산과 물 따위의 자연계의 아름다운 현상.

離群[이군] : 자기의 무리에서 떠남.

茫然[망연] : 아득함, 아무 생각없이 멍함.

 

容齋先生集卷之六[용재선생집6권] 海島錄[해도록]

正德丙寅春二月[정덕병인춘이월]赴巨濟以後作[부거제이후작]

正德[정덕] 병인(1506)년 봄 2월, 거제도로 귀양 간 이후 짓다.

李荇[이행,1478-1534] : 자는 擇之[택지], 호는 容齋[용재]

우찬성, 이조판서,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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