詠梅[영매] 8수 가 지어진 연유
貞白子問於玉潔先生曰 : 정백자가 옥계선생께 묻기를
詩可學乎 : "시는 배우면 될수 있는지요 ?"
曰 不可 : 말씀하시길 "그렇지 않다."
學詩如學禪。自有古人公案 : "시를 배우면 선을 배우는것 같다는 옛사람의 공론된 안이 절로 있는데
先生因甚道詩不可學曰 : 선생께서는 어떤 이치로 인해 시를 배워서 되는것이 아니라 말씀하시는지요 ?"
待汝學禪了。方向與汝道 :" 네가 선을 배우기를 마치면 방향과 더불어 지도하리라"
曰。學則不問。請問不可 : "배운다는것은 묻지 못하지만 청컨대 배워서 않되는 점을 묻고자 합니다 "
曰。言之則觸。不言則背 : "말을하면 부딪히는것이요, 말하지 않으면 등지는 것이니
觸也落這邊。背也落那邊 : 부딪히면 이쪽 가에 떨어지는 것이요, 등지면 나변[어느쪽 가]에 떨어지는 것이라.
不觸不背。中中而入 : 부딪힘도 아니오, 등짐도 아니니 中[중]을 중심삼아 들어가야만
方許你覷得本分風光 : 장차 본분의 풍광을 너는 노려 얻었다고 할 수 있다네 "
曰。弟子根機下劣。時緣未到 : "제자는 根[근]과 機[기]가 천하고 용렬하여 때와 연분도 이르지 못하였는데
今聞先生之言 : "이제 선생의 말씀을 듣고나니
與蚊蝱齩鐵牛相似 : 모기와 더불어 등에가 鐵牛[철우 : 쇠로 된 소]를 깨무는것과 같은 모양이네요.
請先生不惜方便 : 청하오니 선생께서는 수단과 방법을 아끼지 마시고
下一轉語。以終惠焉 : 한마디 깨닫는 말씀을 내려주시어 늘 은혜로써 맺게하소서."
先生默然良久 微吟上八絶 : 선생은 묵묵히 참으로 오랫동안 있다가 위(앞장)의 8절을 작은 소리로 읊으니
貞白子聽之 : 정백자는 듣고는
竦然有箇省會處 : 두려워서 몸을 옹송그리고는 이를 깨닫고 이해하여 분별함이 있었다.
卽呈偈曰 : 곧 偈[게 : 불경의 글귀]를 바쳐 이르기를
縷玉製衣裳[루옥제의상] : 아름다운 실로 옷과 치마를 짓고
啜氷養性靈[철빈양성령] : 얼음을 마시어 영묘한 성정을 기르네.
年年帶霜雪[연년대상설] : 해마다 눈과 서리를 두르니
不識韶光榮[불식소광영] : 아름답고 빛나는 영예를 알지 못하네.
一本作昭 : 어떤 본에는 昭[소]로 된것도 있음.
按後人評曰此遯世間之意 : 후세 사람들이 평하길 이는 세상에서 숨어사는 뜻이라한다.
又
夜靜雪初霽[야정설초제] : 고요한 밤에 눈이 비로소 개이니
淡月橫半天[담월광반천] : 맑은 달이 하늘 한가운데 빛나네.
腸斷江南客[장단강남객] : 몹씨 슬픈 강남의 나그네
哦詩獨不眠[아시독불면] : 시를 읊조리며 홀로 잠들지 못하네.
先生曰。汝得吾皮肉 : 선생께서 이르시길 " 너는 내 가죽과 고기를 얻었구나. "
婆娑廣寒夜[파사광한야] : 넓고 쓸쓸한 밤에 편안히 앉아있으니
冷淡楚澤秋[냉담초택추] : 차고 맑은 가을 못이 산뜻하구나.
一般淸氣味[일반청기미] : 마음과 취미는 한 가지 탐욕이 없다지만
獨自占風流[독자점풀류] : 풍류는 자기 혼자 차지했구나.
又
明牕橫棐几[명창횡비궤] : 밝은 창에 변변치못한 책상을 가로 놓고
不許素塵侵[불허소진침] : 부질없는 티끌이 침범함을 허락지 않네.
燕坐讀周易[연좌독주역] : 편안히 앉아 주역을 읽으니
端的見天心[단적현천심] : 하늘의 마음이 참된 느낌으로 드러나는구나.
先生曰。汝得吾骨髓 : 선생께서 왈 " 너는 나의 골수를 얻었구나 "
貞白子欣然而樂曰 : 정백자는 흔연히 즐거워 하며
不亦善乎。問一得三 : " 모두 잘한일이 아닙니까 ? 하나를 물어 셋을 얻었습니다 !"
聞詩聞禪。又聞君子之心切於老婆也 : " 시를 듣고 선을 들으며, 또 군자의 마음이 노파보다 정성스러움을 들었습니다."
西湖人不見[서호인불견] : 서호에는 사람을 볼수가 없으니
天地徒爲春[천지도위춘] : 온 세상은 다만 봄이 되었네.
曠然千載下[광연천재하] : 천년 뒤에야 밝게 되었으니
冥會精與神[명회정여신] : 정령과 더불어 신령이 그윽히 모이는구나.
先生曰。白也可與言詩矣 : 선생 왈 " 정백자는 가히 더불어 시를 말 할만하다
其告也往也。其知也來也 : 그 告[고]한 것은 其往[기왕]이오, 그 안[知]것은 將來[장래]이다 "
先生自是不復言詩 : 선생은 스스로 이로부터 다시는 시를 말하지 않고
如有請者。曰貞白子在 : 만일 청하는 자가 있으면, "정백자가있느니라" 하셨다.
三峯集[삼봉집] 三峯集卷之一 奉化鄭道傳著[삼봉집권지 1 봉화 정도전 저]
昌寧成石璘/安東權近批[창녕 성석린 선/안동 권근 비] 五言絶句 17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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