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行箱紙盡[행상지진]得句不敢寫[득구불감사]

돌지둥[宋錫周] 2024. 8. 23. 08:15

行箱紙盡[행상지진]得句不敢寫[득구불감사]  洪裕孫[홍유손]

가다가 상자의 종이가 다하여 구절을 얻고도 감히 옮기지 못하여.

 

三旬傍海阻西風[삼순방해조서풍] : 삼십 일을 바다 곁에서 서쪽 바람에 막히니

不獨行裝見底通[부독행장견저통] : 행장은 외롭지 않지만 막힌 것 알려 깨닫네.

側理已爲烏有子[측리이위오유자] : 질긴 종이 이미 다스려도 없는 것이 되었고 

銀鉤亦作涉無公[은구역작섭무공] : 은 갈고리 또 만들었어도 벼슬 없이 지났네.

石虛中處陳玄遠[석허중처진현원] : 돌 벼루 가운데 머물며 심원하게 나타내고

麴秀才前栗尾封[국수재전률미봉] : 뛰어난 누룩의 재주 앞에서 붓은 거대했네.

從此情愁臨不得[종차정수림부득] : 이 뒤엔 정취 임해도 깨닫지 못해 근심하며

晝晴獨自睡濛濛[주청독자수몽몽] : 개인 낮에도 저 혼자 자욱한 속에 졸고있네.

 

側理[측리] : 종이의 이명, 側理紙[측리지], 苔紙[태지],

   털이나 이끼를 섞어 뜬 종이, 결이 종횡으로 나있어 붙여진 이름.

烏有子[오유자] : 烏有[오유]는 '어찌 있겠느냐' 뜻인 바,

   烏有子[오유자]는 실제 없는 공상적인 인물로 쓰인 것임.

銀鉤[은구] : 발(주렴)을 거는 은으로 만든 고리.

石虛中[석허중] : 돌 벼루를 의인화한 표현.

玄遠[현원] : 현원하다, 말 도리 따위가 심원하다.

麴秀才[국수재] : 麴生[국생], 麴先生[국선생], 술을 의인화한 표현.

栗尾[율미] : 붓의 다른 이름.

 

篠䕺遺稿[소총유고]下[하] / 詩[시]

洪裕孫[홍유손, 1431-1529] : 자는 여경, 호는 소총·광진자.

  조선 전기의 시인. 노자와 장자를 논하며 술과 시로 세월을 보내 청담파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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