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

立秋雨[입추우]院中有作[원중유작]

돌지둥[宋錫周] 2023. 5. 3. 10:22

立秋雨[입추우]院中有作[원중유작]

杜甫[두보]

입추에 비가오기에 관아 안에 있으며 짓다.

 

山雲行絕塞[산운행절새] : 산의 구름은 아주 먼 변방으로 가고

大火複西流[대화부서류] : 심성이 다시 서쪽으로 흐르는구나.

飛雨動華屋[비우동화옥] : 날리는 비가 번화한 집을 어지럽혀

蕭蕭梁棟秋[소소량동추] : 쓸쓸하니 들보와 마룻대 시름겹네.

窮途愧知己[궁도괴지기] : 곤궁한 처지는 지기에게 부끄럽고

暮齒借前籌[모치차전주] : 늙은 나이에도 앞날의 꾀를 빌리네.

已費清晨謁[이비청신알] : 이 맑은 첫 새벽 뵙는 건 번거로워

那成長者謀[나성장자모] : 어찌 덕망있는 분의 지략을 갖출까.

解衣開北戶[해의개북호] : 옷을 벗고 북쪽의 지게문을 열고서

高枕對南樓[고침대남루] : 베개 높이고 남쪽 누각을 마주하네.

樹濕風涼進[수습풍량진] : 젖은 나무에 서늘한 바람 더하고

江喧水氣浮[강훤수기부] : 시끄러운 강에 물 기운이 떠있네.

禮寬心有適[예관심유적] : 너그러운 예절 마음이 맞는게 있어

節爽病微瘳[절상병미추] : 절기 서늘하여 병이 조금 낫는구나.

主將歸調鼎[주장귀조정] : 주장이 솥을 길들이려 돌라가시니

吾還訪舊丘[오환방구구] : 나도 돌아가 옛 살던 언덕 찾으리라.

 

大火[대화] : 二十八宿[이십팔수] 중의 하나인 心星[심성], 

   음력 6월 초저녁에는 남방에 있다 7월이 되면 서쪽으로 내려가는데

   이 별이 서쪽으로 가면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온다 하였슴.

窮途[궁도] : 곤궁한 처지.

知己[지기] : 자기의 속 마음을 참되고 지극하게 알아줌.

   막역한 친구. 嚴武[엄무]로 자가 季鷹[계응]이며 華陰[화음].

   玄宗[현종]이 安史[안사]의 난을 피해 蜀[촉] 땅으로 들어갔을 때 諫議大夫[간의대부]로 발탁됨.

   肅宗[숙종]이 즉위하자 房琯[방관]의 천거로 給事中[급사중]이 되었지만,

   훗날 방관이 죄를 짓고 물러나자 연좌되어 巴州刺史[파주자사]로 폄적되었고,

   나중에 劍南節度使[검남절도사]로 좌천되었다. 두보와는 交誼[교의]가 매우 두터웠다.

借前籌[차전주] : 좋은 계책을 올리다. 군주의 밥상 앞의 젓가락을 빌려 계획을 헤아린 다는 뜻으로

   漢 高祖[한 고조] 劉邦[유방]이 식사 중에 張良[장량]이 들어와 고조의 젓가락을 빌려

   산가지로 삼아 계획을 의논한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漢書 張良傳〉

   여기에서는 엄무가 두보의 지혜를 빌린다는 뜻으로 광덕 원년 6월에

   엄무가 두보를 절도사참모로 기용하여 지혜를 빌리고자 하였다는 말이다.

主將[주장] : 당시 절도사인 엄무를 말한다.

調鼎[조정] : 음식물을 조리한다는 뜻으로 맛을 조절하는 데에는

   소금과 매실을 가지고 간을 맞춤을 의미한다. 재상이 국가의 일을 다스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書經[서경] 說命[열명]

舊丘[구구] : 浣花渓[완화계]의 林丘[임구]. 당시 두보의 집은 완화계에 있었다.

 

杜少陵集[두소릉집]卷十四[14권]

 

이 시는 두공부집에 실려 있으며 대종(代宗) 광덕(廣德) 2년(764년) 두보가 53세 때 지었다. 두보가 절도사의 참모가 되어 절도사 관저에서 비 오는 입추에 가을이 오는 정경과 절도사 엄무 덕택에 막부에 있게 된 자신을 되돌아보고 앞날을 근심하며 읊은 시이다.

두보는 대종(代宗) 광덕(廣德) 2년 6월에 친구였던 엄무(嚴武)가 성도윤(成都尹) 겸(兼) 검남절도사(劍南節度使)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두보(杜甫)를 자신의 막부 참모로 삼아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의 관직을 지내게 하여 이로 인해 두공부(杜工部)라고 불리게 되었다. 당시 지방 군벌의 내란 때문에 동사천(東四川)의 재주(梓州)·낭주(閬州)로 피난을 했었는데 두보는 집이 성도(成都) 교외 완화계(浣花溪)에 있었다. 다음 해인 영태(永泰) 원년(765년) 1월 두보는 엄무(嚴武) 막하의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을 사직하고 완화계 초당으로 돌아왔으며, 4월에 엄무가 죽자 5월 가족을 데리고 성도의 초당을 떠나 배를 타고 중경으로 갔다.

 

'두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崔氏東山草堂[최씨동산초당]  (0) 2023.07.11
九日藍田崔氏莊[구일남전최씨장]  (0) 2023.07.08
獨坐[독좌] 2首-2  (0) 2023.04.30
獨坐[독좌] 二首  (1) 2023.04.27
秋興[추흥] 1  (0) 2023.03.29